▲ 발행인 백승안

[매일경남뉴스 백승안 기자] 거창군이 '멘붕' 그 자체다. 양동인 군수 공약이자 거창군 전략 사업이었던 거창구치소 이전이 백지화 될 위기에 봉착했다. 지난 6일 법무부는 ‘구치소 이전 불가’통보를 하고 조만간 성산마을 위치에 구치소 신축 공사를 재개한다는 입장이다.

법무부로부터 공식적인 통보를 받은 지난 6일 법무부를 방문한 양동인 군수는 법무부의 최종 입장을 통보받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등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거창군은 이 날 오후 9시 시민사회단체와 범대위, 학부모와 대체부지이전추진위 관계자들과의 긴급회의를 소집해 법무부 입장을 전달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이어 지난 7일 양 군수는 기자회견을 자청해 법무부의 일방적인 통보는 거창군민들의 자결권 포기를 강요하고 거창군민들의 민심을 무시했을 뿐만 아니라 행정기관 간의 신뢰를 송두리째 망가뜨렸다며 성토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좌절하지 않고 구치소 이전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군행정력을 집중시켜 거창군의 미래를 우리 스스로 결정할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재천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양 군수의 군수 당선에 일등공신이고 현위치 거창구치소 신축사업이 중단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온 범대위와 시민사회단체, 학부모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3년을 길거리에서 싸워왔고 양 군수를 믿고 1년을 기다려 온 학부모들은 눈물을 흘리며 서운함과 배신감을 피력하며 강한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그들은 지난 1년 동안 양 군수와 거창군 관계공무원들은 최선을 다하지 않았고 절박함과 진정성도 없었으며 법무부의 의중조차 파악하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급기야 양 군수를 지지하는 세력과 범대위와 시민사회단체, 학부모 간에 유지해왔던 협치 관계에 심한 균열양상이 드러나 파열음을 내면서 SNS를 통해 상호 비방과 비난의 글이 도를 넘고 있다. 이로 인해 군민들의 화합과 행복을 추구하겠다는 거창군의 슬로건이 무색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거창민심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사태로 치닫고 있어 양 군수의 군정수행력 상실 위기를 초래하는데 불을 지피고 기름을 붓고 있다.

땜빵군수로 들어온 군수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되자 땜빵군수 권한대행이 군정을 이끌까 불안해했던 6만 거창군민이 양 군수의 항소심 무죄 판결에 다행스러워 하며 안도의 한숨을 쉬고 쌓였던 불안감이 채 가시기도 전에 모든 군민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고 양 군수가 호언장담했던 구치소 이전이 물거품 되는 소식을 접하자 기대감에 차있던 군민들이 충격에 빠져 멘탈붕괴의 위기를 맞게 되었다는 지역 민심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뿐만 아니다. 양 군수의 군수 취임 1년이 다되도록 거창발전과 상생의 양대 축인 거창군과 거창군의회는 어색함은 지속되고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며 어깃장을 낸다. 또한 문화재단 설립·거창국민체육센터 직영운영 전환·대동교차로 설계변경·보복성 공무원 인사 의혹 등으로 군정사업의 독선적인 판단과 결정으로 공정성과 투명성이 사라지는 공직사회분위기 조성으로 공직자들의 사명감과 사기저하 조짐이 보이고 있으며 선거과정에서 발생한 민심분열 등으로 잠재해 있는 반목과 갈등을 포용심과 배려심 부족으로 지금까지 치유하지 못해 오히려 후유증이 확산되어 골만 깊어지고 있다.

이러함으로 인해 양 군수의 군정수행능력과 리더십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여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지난 1년간 군정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양 군수의 소통부재, 포용력과 배려심 부족, 직언회피, 신중함 결여, 정무적 감각 미흡, 군정연속성 결여 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양 군수는 듣고 싶은 말만 듣고, 아부하면서 재롱부리는 사람만 가까이해 정작 봐야할 것 보지 못하고 들어야 할 말 듣지 못하는 무기력한 대통령이 되어 국정농단의 주범으로 내몰려 탄핵당하고 구속당한 박근혜의 비참한 말로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군수가 모든 것을 다할 수 있고 올바른 판단을 했다는 주관적인 주장과 판단이 지나치면 그것이 바로 자신감이 아니라 오만과 만용이고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자초하는 어리석음이다.

'논공행상'에 기대를 걸고 떨어지는 콩고물이라도 주워 먹으려고 굽신 거리는 사람은 지근거리에 두지 말아야 한다. 지시한 업무에 대한 충분한 검토도하지 않고 문제점을 알고도 사실을 감추며 심기 맞추기식 업무로 일관하는 공무원을 벌해야 한다. 안되는 것은 안된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이 필요하고 그런 사람을 가까이에 두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결국 거창군 발전과 군민 행복을 위해 존재하는 공권력은 신뢰를 받지 못해 권위를 보장받지 못하고 군수 역시 민심으로부터 멀어지게 될 것이며 그 대가는 군민들에게 불신 받고 외면당하는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위기가 곧 기회다’라는 격언이 있다. 또한 ‘매도 먼저 맞는 것이 좋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 한다’는 옛말도 있다. 멘붕 위기를 맞고 있는 거창군, 자괴감과 배신감으로 불신으로 패배감에 빠져 고통 받을 처지에 놓인 군민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안겨주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 눈높이를 맞추며 다가서야 한다.

안되는 것은 안된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최선을 다하지 않아 미련을 갖는 것보다 최선을 다한 후 그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능력과 한계를 당당하게 인정하는 통큰 결단력이 절실하다. 좌절감에 매몰되어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첫발을 내딛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과도한 자신감으로 무리수를 두어 공멸을 자초하기보다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고 분수에 맞는 겸손함으로 모두에게 손을 내밀어 안정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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