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인 백승안

[매일경남뉴스 백승안 기자] 2017년 거창국제연극제 개최를 한달여 남겨놓은 지금까지도 ‘2017 거창韓거창국제연극제’를 개최하는 거창문화재단(이하 문화재단)과 ‘제29회 거창국제연극제’를 개최하려는 거창연극제집행위원회(이하 집행위원회)가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문화재단은 ‘2017 거창韓거창국제연극제’를 수승대 일원 및 거창 전 지역에서 집행위원회는 ‘제 29회 거창국제연극제’를 연극학교에서 오는 7월 28일 동시에 개최한다.

거창군(군수 양동인)은 지난 28년간 매년 수억 원의 정부예산을 지원받아 거창국제연극제를 운영해오면서 내부적으로 파행을 겪은 연극제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지역문화예술 행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집행위원회 측과 협의를 했지만 합의점 돌출에 실패해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거창국제연극제를 포기할 수 없어 지난 1월 지역 문화예술을 계승발전 시키기 위한 문화재단을 설립하고 2월 28일 공식 출범했다.

거창군에 따르면 거창국제연극제를 집행위원회가 28회 개최하면서 정부보조금 투명성과 운영을 둘러싼 내부갈등 등으로 집행위원회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불신이 하늘을 찌르고 법정다툼과 감사원 감사, 경남도 감사와 같은 지속적인 문제가 대두돼, 거창국제연극제의 위상이 땅에 떨어져 이미지가 심각하게 훼손되었다. 이에 거창군의회는 ‘제 28회 거창국제연극제’를 거창군에서 직접 연극제를 개최하는 것을 조건으로 2016년 예산을 승인하는 처방전으로 대처하기에 이르렀고 올해도 역시 유효하다.

거창군에서는 군의회의 권고와 예산 승인 취지에 부합하는 운영위원회를 구성해서 직접 개최 계획을 세우고 집행위원회의 협조와 동참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집행위원회 측에서는 상표권에 대한 권리 주장과 자체개최를 고집했고, 이에 군은 같은 시기에 두 개의 연극제를 동시에 개최하는 것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거창국제연극제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판단에 의해 2016년에는 연극제 개최를 포기하고 국비와 도비 지원을 포기하고 이미 확보한 군비조차 반납하는 진통을 겪었다.

이후 거창군과 문화재단은 보다 미래지향적이고 영원할 수 있는 거창국제연극제를 위해 집행위원회 측과 연극제 개최를 두고 원만한 해결책을 모색했지만 합의에 실패해 결국 문화재단 설립목적과 군민의 의견을 감안해 ‘2017거창韓국제연극제’를 거창군이 주최하고 문화재단 주관으로 개최할 것을 최종결정하고 그동안 갈등 고리를 끊고 거창국제연극제가 특정단체 소유물이 아니고 거창군민 모두의 연극제로 자리매김하는데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붓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편, 집행위원회는 거창군과 문화재단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집행위원회는 “‘30여 년 간 이어온 거창국제연극제 전통성을 지키겠다’”며 ‘제29회 거창국제연극제’자체 개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거창군과 문화재단이 집행위원회의 공동주관 제의조차 외면했다”며 두 개의 연극제 개최에 대한 책임을 거창군과 문화재단에 전가했다.

집행위원회는 “집행위원회가 주관하는 연극제가 ‘제29회 거창국제연극제’이고 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연극제는 올해 처음 개최하는‘2017 거창韓 거창국제연극제’에 불과해 결국 29년간 이어온 거창국제연극제의 역사와 전통이 끊기게 되는 셈이다”며 “이런 까닭으로 국비와 도비 등 5억 원의 예산지원 없이 전액 군비로 ‘2017 거창韓 거창국제연극제’를 개최하게 되어 막대한 군민들의 혈세를 낭비하는 셈이다”라면서 부적절함을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거창국제연극제 관련 보도가 지상파 방송에서 방송되고 집행위원회와 연극계의 성명서와 기자회견 내용이 각종 언론을 통해 보도가 되는 등 연극계와 사회적 전반에 걸쳐 화제가 되고 있어 거창국제연극제를 사랑하고 역사와 전통을 계승발전 시켜 나가기를 바라는 연극계와 지역정가의 민심이 예사롭지 않다.

특히 연극인과 연극계 그리고 각종 언론 등에 자신들의 정당성을 합리화하고 거창군의 부당함을 적극적으로 알리며 홍보하는 집행위원회의 발 빠른 광폭행보와는 달리 소극적이고 수세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전전긍긍하는 문화재단의 ‘무사안일’한 대응으로 인해 ‘2017 거창韓 거창국제연극제’에 참여하기로 했던 유명 연극인들이 참여를 꺼려하고 있고 연극인들이 성명을 내는 등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아 문화재단에서 주관하는 ‘2017 거창韓 거창국제연극제’ 성공적인 개최가 불투명해진 정황들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지난 15일 2017 거창군의회 행정사무감사 문화관광과 행정사무감사에서 김향란 의원의 거창국제연극제 관련 질의에 문화관광과 신판성 과장은 “거창군의 다양한 제안을 무시하고 자기 주장만으로 일관하고 거창국제연극제를 자신들의 소유물로 여기고 상표권에 대한 재산권을 행사하는 등 부적절한 점이 많았다”며 안타까워하는 한편 “그동안 집행위원회가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었고 회계부분의 부적절함으로 인해 군 공무원이 징계를 받기도 했다. 연극제가 이런 파행을 겪고 갈등을 일으킨 원인제공자라고 생각 한다” 고 일축하면서 집행위원회 주장에 선을 그었다.

한편 지난 30여 년 동안 거창국제연극제의 전통과 역사의 맥을 이어온 집행위원회의 피땀 어린 노력은 인정하면서도 매년 정부보조금과 입장 수입금, 후원금 등 10억 원에 가까운 예산집행에 대한 투명성과 조직내부 갈등으로 군민들과 연극인들에게 불신감을 안겨준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으며 일정기간만이라도 자숙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그동안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고 연극을 사랑한다는 진정성과 예산과 조직내부 갈등 부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중론을 이루고 있다.

이에 문화재단은 집행위원회가 거창국제연극제에 보여 온 열정과 경험을 소중한 자산으로 활용하는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집행위원회는 논란 확산을 자제하고 양보와 협치를 통해 거창국제연극제의 위상을 더 높여 ‘아비뇽 연극제’와 같은 세계적인 연극제로 발전시켜 거창국제연극제가 세계의 중심이 되는 야외축제로 나아가 연극도시 거창의 브랜드가치를 세계에 널리 알려 주기를 바라는 군민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지역 주민들의 요구에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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