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남뉴스 백승안 기자] 지난 9월 8일부터 17일까지 함양 상림숲 일원에서 열린 제14회 산삼축제에서 거창 산양삼이 차별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함양군은 매년 여름축제로 개최해온 산삼축제를 물레방아골 축제와 통합해서 올해 처음으로 가을축제로 개최했다. 함양군은 축제 기간 중 24만 명이 행사장을 찾았고, 15억 원의 농산물 판매 수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또한 천년의 숲 상림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표 지리산 힐링 건강 축제인 제14회 함양산삼축제와 제56회 물레방아골 축제가 1184만달러 수출의향서를 체결하는 등 대박의 성과를 내고 글로벌 축제, 산업화 축제로서의 면모를 보이며 ‘2020 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자화자찬했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거창 산양삼 재배 농가를 비롯한 타 지역 산양삼 재배 농가들은 ‘함양산삼 축제에서 국내 산양삼 최대생산지인 거창과 타 지역 산양삼의 우수성이 부각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홍보부스와 판매점 제공에서 배제하고 산삼왕선발대회에서도 차별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도마 위에 올랐다.

거창 산양삼 재배 농가들에 따르면, 이번 산삼축제에 산양삼을 판매할 수 있는 판매부스가 22개 있었지만, 거창은 단 한 곳도 배정받지 못했다. 함양군은 판매부스 22개 중 함양지역 농가 15개, 강원도, 충북, 전북 지역 농가에서 7개를 배정받았다고 밝혔다.

거창에서 산양삼 농장을 경영하는 A 씨는 “산삼왕선발대회에서 수상・전시한 작품의 재배 지역이나 농가 이름조차 공개하지 않았고, 거창 산양삼 재배농가에서 출품한 작품 중 수상이 예상될 정도로 우수한 산양삼이 있었는데도 수상 작품에서 제외됐고 우수상에 선정된 작품조차 생산지와 재배농가표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고 거창재배농가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뒤늦게 전시가 되지 않는 ‘입선’으로 선정됐다”고 주장했다.

산삼왕선발대회에 참여한 B 씨는 “출품작의 출처를 밝히지 않는 경연대회는 처음이다. 출품작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은 타 지역 산양삼의 우수성을 인정해버리는 꼴이라 그런 것 같다”라며 “산삼축제 본연의 목적과는 맞지 않는 지역이기주의적 발상이다. 이런 식의 선발대회에서 설사 우수작품으로 선정된다 하더라도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을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함양군청 관계자는 이런 주장에 대해 일부 인정하면서도 오해가 있는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함양군청 관계자는 “판매부스의 선정과 배치는 산양삼 재배 농가들로 구성된 영농조합법인에서 결정한 것으로, 타 지역의 신청을 받아주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수상작 출처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농가별로 판매부스에서 판매가 되고 있어 고객이 한곳으로 몰려드는 사태를 막기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산삼왕선발대회와 관련해서는 “크기만으로 평가한 것이 아니라 산림청 산하 한국임업지도원 관계자 등 객관적인 심사위원들이 비공개 상태에서 평가한 것”이라며 “거창 산양삼 재배 농가의 심정을 십분 이해한다. 앞으로는 부족한 부분은 보충하고 미흡한 것은 개선해서 투명하고 공정한 평가를 해서 신뢰성을 확보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축제를 하루도 빠지지 않고 관람했다고 주장하는 함양군 한 주민은 “함양군에서 주최하는 축제에 참여한 타 지역 참가팀들은 함양군을 찾은 손님인데 그들에게 서운한 마음을 가지고 돌아가게 한다면 함양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웃사촌이라는 말도 있는데 산양삼에 대해서는 거창 재배농가들이 더욱 우수하고 경험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2020년 산삼황노화 엑스포의 성공을 위해서는 이웃끼리 도와야하는데 거창을 견제하고 배제하는 것을 보고 함양 사람으로서 미안하고 부끄러웠다”라며 함양군의 옹졸함에 일침을 가했다.

특히 이번 축제의 산삼왕선발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수개월 동안 준비해온 거창 산양삼 재배농가들은 “더 이상 들러리 서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성토하면서 “거액의 상금을 미끼로 참여 팀만 늘려놓고 정작 상금은 함양군 팀들이 나눠먹고 있다. 산양삼을 재배하는 농가로서 산양삼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많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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