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남뉴스 백승안 기자] 거창 지역주민의 동의 없이 추진되어온 학교앞교도소가 외곽으로 이전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거창법조타운 조성이라는 미명아래 학교가 밀집되어 있고 대단위 주거단지에 근접한 위치(성산마을)에 신축하려던 교도소를 반대하는 범군민 운동이 시작된 지 3년 3개월이 지난 지금, 외곽 이전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13 군수재선거에 출마한 양동인 군수는 ‘분열된 거창민심을 봉합하고 교육도시 거창의 백년대계를 위해 교도소를 외곽으로 옮겨야한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후 군민대토론회와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이전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군민적 동의를 구하는데 집중했다.

원안고수라는 일관된 주장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법무부와 대치하면서 그동안 학교앞교도소반대운동을 주도해온 ‘범대위’와도 의견의 차이를 보이고 지역 국회의원과도 상당한 온도차를 실감한 양동인 군수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입당이라는 정치적 결단을 통해 학교앞교도소 외곽이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 결과 양 군수는 더불어민주당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위원회와 유기적인 협치 관계를 형성해 청와대를 3차례나 방문해서 지역 민심을 전달하고 지역현안문제 해결에 도움을 요청하는 한편, 국회를 방문해서도 거창군민의 아픔을 치유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청와대의 요청에 의해 교도소 이전을 위한 조정업무가 국무총리 직속 국무조정실로 이관돼 지난 21일과 26일, 2차례의 실무자 협상을 거친 후 교도소 이전을 위한 거창군과 법무부 양 기관 간 최종적인 조정안 합의 절차만 남겨놓은 것으로 밝혀졌다.

더민주 거창지역위원회에 따르면 청와대와 국무조정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에서 학교앞교도소를 반대하는 거창군민의 요구에 대해 상당부분 공감하면서 문재인정부의 민원 우선해결 기조에 발맞추고자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4년여 동안 피눈물 흘리며 전개해온 학교앞교도소반대운동이 종지부를 찍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거창군 관계자는 “구체적인 실무협의 내용을 아직은 공개할 수는 없지만 이전에 대한 긍정적인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는 법무부로부터 어떤 합의 내용이 제안됐는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국무조정실의 적극적인 중재가 이루어지고 있다. 외곽 이전에 대한 합의서가 작성되면 군민들에게 소상히 밝힐 것”이라고 했다.

교도소반대 비상대책위 이점도 함께하는거창 공동대표는 “군민들이 납득할만한 조건이어야지 실현 불가능한 조건으로 거창군민을 기만한다면 법무부를 성토할 수밖에 없다”라며 “타 지역의 경우 교도소와 같은 기피국가기관과 혐오시설이 유치되면 중앙정부가 앞장서서 지역주민을 설득하고 인센티브를 주는데, 거창에는 그런 것 하나 없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일 뿐만 아니라 그동안 거창군민들이 겪어온 갈등과 분열 등을 치유하기 위한 인센티브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강석진 국회의원에게는 이 문제 해결에 대한 의견을 듣고 군민들의 요구를 전달하기 위한 간담회를 신청해 놓은 상태며 일정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하면서 “거창군의회도 자신들의 입장만 내세우며 명분 없는 주장으로 일관하기보다 현실을 직시하고 거창의 백년대계를 위해서 전향적이고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매일경남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