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창경찰서 문남용 경사

‘매화는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조선중기 명 문장가 신 흠 선생(1566∼1628)의 글이다.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청렴결백(淸廉潔白)의 선비 정신이 잘 나타나 있다.

국제투명성기구는 지난해 12월 부패인식 지수를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55점으로 조사 대상국 175개국 중에서 43위다.

OECD 가입 34개국 중에서는 27위로 여전히 하위권이다.

국민권익위원에 따르면 ‘2014년 공공기관 비리사범’은 390명이 단속되어 256명이 구속되었고, 범죄수익 몰수·추징 보전 금액은 8,513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지난해, ‘세월호사건’ 등 대형 안전사고 뒤에 감춰진 비리에 국민들은 분노했다.

자신의 안락(安樂)만 추구하는 빗나간 욕망(慾望)이 만들어낸 악취다.

하지만, 공직자들의 부정(不正)과 우리 사회 곳곳의 비뚤어진 일탈행위는 여전하다.

부정부패는, 우리 사회를 병들게 만들고 선량한 국민들의 안전까지 위협한다.

최근 ‘부정 청탁 및 금품 등의 수수 금지에 관한 법’ 일명 ‘김영란 법’이 화두다.

이 법의 핵심은 바로 ‘부정 청탁 방지’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까지 소위 ‘백’을 써야 통한다는 의식이 잔존해 있다.

관련 제도나 절차는 무시하고, 혈연·지연·학연 등 사적 관계망을 동원한다.

음지에서 독버섯이 자라나듯이 비정상적인 관행과 비리의 싹이 돋아나는 것이다.

교수신문은, 2015년 희망의 사자성어로 ‘정본청원(正本淸源)’을 선택했다.

근본을 바르게 하고, 근원을 맑게 한다는 뜻으로 ‘기본에 충실하자’는 의미다.

기본이란 원칙을 준수하고, 자신의 임무에 충실 하는 일이다.

공직자는, 신뢰받는 법집행을 통해 공적제도와 절차를 국민이 따르도록 해야 한다.

법과 제도가 무시되고, 편법이 우선시되면 언젠가 후진국으로 추락하고 말 것이다.

투명한 사회 구현과 국가혁신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올해는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다.

이제, 우리는 부정부패로부터 독립해야 한다.

공직자들은 시대적 소명임을 인식하고 솔선수범(率先垂範)해야 한다.

국민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지켜야 할 기본이 무엇인지 한 번 생각해 볼 때다.

이 봄, 매화의 향기가 온 누리에 퍼지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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