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인 백승안

[매일경남뉴스 백승안 기자] 6.13전국동시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 마지막 날이다. 오늘이 지나면 13일간의 대장정을 마감하고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게 된다.

유권자의 표를 구걸하기 위해 큰절로 읍소하는 후보자들의 ‘위장 구걸 쇼’에 표심은 심한 흔들림을 가져오고 지역 민심은 갈등과 대립으로 하루하루를 몸서리치며 보내면서 하루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 뿐 유권자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역대 지방선거와는 달리 지역의 큰 이슈도 없고 지방선거에 걸맞는 차별성과 참신성 실종도 그 이유 중 하나이고 정치판의 대리전을 방불케 하는 의존도가 급부상한 것에 비해 지역현안은 뒷전이고 독창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정책과 공약은 허술했다.

4명의 후보가 출마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거창군수 선거는 하루를 남겨놓은 지금까지도 혼전 양상이다. 지난 8일과 9일 실시된 사전투표에서 32%가 넘는 높은 투표율을 보여 각 후보와 캠프에서는 유·불리를 분석하느라 분주하지만 최종투표율도 예년 선거보다 높은 투표율을 보일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실정이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돼 ‘깜깜이 선거’가 진행 중인 가운데 어느 후보가 단연 앞선다는 여론이 형성되지 않고 여전히 표심을 결정하지 못한 부동표가 상당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부동표의 표심이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자체 분석한 후보자와 캠프에서는 마지막 남은 하루에도 표심잡기에 총력을 다 하고 있다.

긴장의 고삐를 잠시도 늦출 수 없는 치열함이 이어지자 후보자와 캠프에서는 극도의 예민함을 감추지 못하고 초조해 하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후보자를 제대로 검증할 수 있는 팩트에 근거한 문제를 유권자들에게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편의를 제공하는 것조차도 자신에게 불리하면 네거티브·마타도어라고 주장하면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당하는 측은 비겁한 '네거티브전략'이라며 비난하고 공격자는 ‘유권자 알권리를 위한 정당한 행위’라고 맞받아친다. '부정적인'이란 뜻의 네거티브(Negative)는 선거에서 상대방의 약점을 밝혀 도덕성과 자질론을 들고 나와 그 후보를 부정적으로 보이게 해 자신이 이득을 얻는 전략 중 하나다.

이 전략을 투표일이 임박 할수록 크게 활용하는 것은 파급력이 큰 데다 상대 후보에게 해명의 기회를 주는 시간이 부족해 활용자에게 유리하다. 상대방의 약점을 알리는 행위를 네거티브라고 비난하지만 이 만큼 상대 후보를 검증하는데 좋은 것도 없다.

하지만 네거티브 전략은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에는 결정적인 한 방이라는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잘못 사용하면 법적 제재나 유권자들의 비난이라는 양날의 칼 같아 위험을 감수하고 활용된다. 아쉬운 것은 '네거티브'가 '마타도어'와 같이 싸잡아 비난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마타도어(matador)'는 정치권에서 지지층과 그 내부를 교란시키기 위해 행하는 '흑색선전'이란 뜻으로 일컬어지고 있으며, 주로 익명이거나 유령단체의 이름을 도용하며 근거와 출처를 밝히지 않고 추측성에만 일관하는 비합법적인 선전이다.

따라서 팩트 검증과 활용자 확인이 가능한 네거티브 전략은 비난 받을 대상은 아닌 것 같다. 전장에 나간 장수는 생존과 승리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법이다. 내가 불리하고 자신의 아픈 진실에 대한 ‘팩트체크’를 네거티브라고 우기는 것이 오히려 네거티브로 비춰질 수 있고, 분명한 근거를 제시하면 극복할 수 없는 역풍을 맞을 수 있는 위험한 주장일 수 있다.

예컨대, 거창군수 후보 중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사실 공표다. 또한 공직자 재임 당시 도로교통법(음주운전)위반 전과 기록이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피고발인 신분으로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또한 도로교통법을 위반해서 벌금(150만원)형을 받은 것은 이미 선거 공보지에 명시되어 있는 내용이다.

이런 근거가 분명하고 팩트를 가지고 후보의 도덕성과 자질을 검증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고 오히려 침묵하는 것이 부적절하다. 유권자 알권리에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하고 현명한 선택으로 후회 없는 권리행사에 도움을 주는 역할 또한 언론의 책무이다. 정론에 이의를 제기하고 직필에 문제를 삼으며 비판언론에 대한 재갈을 물리고자 하는 왜곡된 언론관 역시 비판 받아야 한다.

거창군민들의 축제가 되어 거창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7만 군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하는 기회가 되어야 할 지방선거가 민심을 분열시키고 갈등의 대립각을 세우는 촉매제가 되어 불행의 서막을 알리지 않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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