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남뉴스 백승안 기자] 거창군과 거창국제연극제육성진흥회(이하 육성진흥회)의 정면충돌로 파행을 겪어 온 거창국제연극제 정상화가 새로운 군수 취임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는 듯하지만 여전히 극복해야 할 난관이 산적해 있다.

육성진흥회 내부갈등이 단초가 돼 거창군의회 예산 통제 및 삭감의 진통 속에 거창군 직접 개최 조건으로 예산을 승인해 이후 군수에 취임한 양동인 전 군수와의 협의 무산으로 둘로 쪼개진 상태로 파행을 겪어 온 거창국제연극제 개최가 정상화 조짐을 보이다가 절차와 과정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강행한 사실이 육성진흥회의 경솔함으로 군민적 저항을 맞게 됐다.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 새로 취임한 구인모 군수는 공약을 통해 민관협력을 통해 연극제를 정상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정상화에는 무엇보다 최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신뢰 회복이 숙제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성진흥회가 배포한 보도자료와 제작된 홍보포스터에 따르면 거창군과 육성진흥회가 이번 제 30회 거창국제연극제를 공동 주최·주관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행정절차와 군민적 합의 과정을 무시한 일방적인 행위라는 비판의 도마 위에 올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9일 육성진흥회에 따르면 거창군과 육성진흥회 양측은 거창국제연극제 발전을 위한 정상화의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올해 개최하는 제30회 거창국제연극제를 공동개최하고 예산 5억원(도비 2억, 군비 3억)을 지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거창국제연극제 관련 예산 편성과 거창군의회 승인 절차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러한 사실이 전해지자 거창군의회 뿐만 아니라 지역정가에서는 거창군과 육성진흥회를 싸잡아 비난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확산되고 있고 거창문화재단 이사를 중심으로 부정적인 의견이 표면화 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거창군 관계자에 따르면 거창군과 육성진흥회는 예산 집행과 연극분야로 분리해서 각자의 역할에 따라서 올해 연극제를 하되 예산 사용에 있어서 투명성에 문제가 있을시 언제든지 예산 지원 중단 등 조건을 내걸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두고 거창문화재단 대부분 이사들이 행정의 안일한 행위를 비판하고 나섰다. 연극제 관련 전반적인 사안은 논의 과정에서부터 문화재단 이사회를 통해야 하고 그 후 군의회의 사업 승인과 의결 과정을 거쳐 예산을 확보한 후 진행해야 하는 절차가 거창군과 육성진흥회 양측에서 일방적으로 한 것을 법적으로 효력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연극제 정상화를 위해 설립한 거창문화재단의 역할과 존폐 여부 등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화재단의 한 이사는 “육성진흥회의 진정성 있는 성찰과 예산집행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군수가 바뀌었다고 기존 방침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사전에 이사회를 개최하지도 않고 공식적인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법과 규정을 무시한 부적절한 행위이며 법적 효력 또한 없다”고 성토하면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육성진흥회 측의 일방적이고 성급한 행위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논란이 일자 황급하게 보고를 하는 거창군 관계자의 보고를 받은 한 군의원은 “당초 유성진흥회 측 내부 갈등으로 빚어진 법적 소송과 거창군과의 마찰로 파행을 겪어 연극제의 명예가 땅에 떨어졌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한마디 사과 없이 또 국민세금으로 연극제를 개최하겠다는 것은 인면수심(人面獸心)자체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한 “거창군에서 막대한 예산과 행정력 그리고 인력을 투입해서 문화재단을 설립하고 상표권 소송으로 군민의 혈세를 소비하는데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단체의 근본적인 태도 변화가 없는데 이를 묵인하고 연극제를 개최하는 것은 군민들의 동의하지 않을 것이고 이런 사태가 또다시 재연되지 않을 것이라는데 대한 확신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거창군 관계자는 “예산 문제 등으로 군의회와 문화재단 이사회의 등 먼저 풀어야 할 것들이 많은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따라서 이미 육성진흥회 단독 개최 일정에 비추어볼 때 올해 공동개최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무리하게 강행한다면 더 큰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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