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남뉴스 백승안 기자] 거창경찰서 소속 현직 경찰 간부가 주민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거창군 한 면지역 파출소장의 '갑질 횡포'에 견디다 못한 지역주민이 거창경찰서에 파출소장 전출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주민들에 따르면 거창경찰서 모 파출소장으로 근무하는 A경감이 지난 1월 파출소장으로 부임한 이후 주민들은 파출소장의 권위적이고 막말을 일삼는 등 ‘갑질 횡포’로 불안함을 겪으면서 분노를 참아오다가 파출소장 전출을 청원하고 나섰다.

A경감이 근무하고 있는 지역 이장 4명이 지역 주민들을 대표해 거창경찰서장과 면담하고, A 파출소장의 전출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A경감이 지역의 치안을 책임지고 있는 경찰공무원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하고 크고 작은 일에 일일이 간섭하는 등 소위 일본순사 같은 '갑질'로 횡포를 부리는 등 경찰의 위상을 추락시키는 것은 물론 민중의 지팡이로서 봉사하고 있는 수많은 경찰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고 주장하면서 전출을 요구했다.

실제 주민들을 대상으로 취재에 들어가자 "보복이 두렵다"며 취재를 거부하는 등 그동안 A 파출소장의 횡포에 시달린 주민들은 불안함에 위축되어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한 사회단체 회장(63)은 "특별한 일도 없는데 파출소장이 불러 농사일을 제대로 못 할 지경"이라면서 "만약 가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 두고 보라’는 등 협박성 발언을 일삼아 안 갈 수도 없고 불안해서 못 살겠다"고 토로했다.

한 주민(68)은 "파출소장이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어른에게 반말은 예사이고 심지어 모 단체에서 행사를 치르면서 지역 업체로부터 찬조 받은 수건을 회원들한테 나눠줬는데 '김영란 법 위반'이라며 며칠에 걸쳐 수건을 회수해서 파출소 뒷마당에서 소각 처리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며 "파출소장의 횡포를 비난했다.

또 다른 주민은 "A 파출소장이 인근 다른 면 파출소장으로 근무할 때도 여성명예파출소장들이 맘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언과 함께 파출소 내에서 명예소장들이 보는 앞에서 명단을 찢어 버리고 교체하는 사건도 있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11일 구인모 거창군수 남하면 순방 때도 ‘너희들끼리 잘해봐라’는 황당한 막말을 하면서 행사장에도 참석하지 않고 돌아가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지역 주민들은 A 파출소장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제식구 감싸기를 하는 솜방망이 처벌을 한다면 상급기관에 청원서를 제출하고 주민 모두가 나서는 집단행동에 나서겠다고 경고 했다.

한편 A 파출소장은 "구차한 변명은 하지 않겠다. 시골 정서에 맞지 않는 치안 행정을 펼친 것 같다. 모든 것이 본인의 부덕 때문이며 불찰"이라고 해명하고 "경찰서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고 주민들에게 공개사과 한 후 현재 근신하고 있는 상태라며 앞으로 더욱 낮은 자세로 근무하겠다"고 말했다.

거창경찰서에 따르면 거창경찰서장은 A경감을 불러 경위를 파악한 후 당분간 일체 외부행사에 참석하지 말고 파출소 안에서만 근무하면서 주민들의 입장에서 민원을 챙길 것을 주문하고 경고 조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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