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남뉴스 백승안 기자] 제30회 거창국제연극제 개최에 거창군과 거창군문화재단 명의가 도용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다.

(사)거창국제연극제육성진흥회(이하 진흥회)가 주최하는 제30회 거창국제연극제(이하 연극제) 홍보 리플렛과 홍보 포스터 및 홈페이지에 거창군과 거창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하고 주관하는 것으로 홍보를 하고 있어 도마위에 올랐다.

거창군에 따르면 연극제 관련 공동주최·주관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 또한 논란이 되고 있는 예산 지원에 대해서도 확정된 것이 없다. 다만 거창군 2018년도 제1회 추가경정 예산안에 거창국제연극제 지원 예산이 편성돼 있다.

거창군 관계자는 “진흥회 측에서 공동주최·주관 및 예산지원에 관련해서 논의된 바는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확정되기 까지는 갈 길이 멀다. 먼저 오는 23일부터 계획되어 있는 거창군의회 임시회에서 사업 추진과 예산 승인이 의결되어야 본격적으로 협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진흥회 측에서 확정되지도 않은 부분에 대해 언론에 보도자료를 배포해 공동 주최·주관하는 것처럼 홍보하고 홍보 포스터와 리플렛에 버젓이 명시해서 사실상 거창군과 거창문화재단에 공동 주최하고 주관하는 것처럼 한 것은 진흥회 측의 일방적인 행위이고 명백한 위법행위”라면서 유감을 표명했다.

거창군에 따르면 이와 같은 진흥회 측의 일방적인 행위에 대해 거창군은 진흥회 측에 유감을 표명하고 거창국제연극제 홈페이지와 홍보용 포스터와 리플렛에 명시된 거창군과 거창문화재단 명의를 삭제할 것을 공식 문서로 권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흥회측은 이를 무시하고 지난 홍보 리플렛을 배포하고 티켓을 판매하고 있으며 20일 현재까지도 홈페이지에는 거창군과 거창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주관하는 것으로 명시를 해놓아 반사이익을 얻기 위한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거창군의회 김태경(더불어민주당)군의원은 “올해 개최되는 제30회 거창국제연극제 관련 어떠한 결정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흥회 측이 일방적으로 거창군과 거창문화재단이 공동 주최·주관한다는 홍보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묵인하고 오로지 예산지원에만 몰두하고 있는 거창군의 태도를 납득할 수 없다”며 불쾌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또 “파행을 겪고 있는 거창국제연극제 정상화에는 거창군민 누구도 이견이 없다. 그러나 정상화 방안을 모색하지도 않은 채 연속성과 지속성을 명분으로 삼아 예산을 지원하려는 것은 오히려 거창국제연극제를 특정단체의 사유화를 인정하는 것이고 거창대표브랜드로 성장되는 것을 방해하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군의회의 기능조차 무시하는 처사”라며 성토했다.

문화재단 한 이사는 “거창문화재단이 설립된 이유와 문화재단 역할을 거창군이 벌써 잊은 것은 아니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양동인 전군수가 취임하기 전 진흥회와 집행위원회 내부 갈등으로 연극제가 파행의 위기에 내몰려있는 것을 걱정하던 거창군의회가 연극제 관련 예산을 거창군이 직접 집행할 것을 조건으로 예산을 편성한 바 있다. 이에 진흥회 측의 양보를 얻어내지 못한 양동인 전 군수는 연극제 연속성과 지속적인 예산확보를 위해 거창군 독자 연극제 개최를 강행 했다”고 그동안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또 “그 과정에서 진흥회 측에서는 거창군에서 사용하고자 했던 ‘2017 거창한 거창국제연극제’의 명칭을 문제삼아 상표권 소송을 제기해 결국 거창군이 패소했고 그 결과 거창군은 사전에 인쇄하고 게재했던 홍보 관고물과 리플렛 등을 수정 인쇄하고 패소에 따른 소송비용까지 부담함으로 인해 엄청난 예산과 인력, 행정력을 소모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보조금으로 설치하고 구입한 비품과 시설물까지 ‘007작전’을 방불케 하는 첩보전을 펼쳐 옮겨가 거창군으로부터 모든 비품과 시설을 재구입하고 재설치 하게 해 엄청난 예산 낭비를 초래했었다. 이런 단체에게 군수가 바뀌었다하여 아무런 책임 추궁과 재발 방지에 대한 안전장치 마련 없이 무엇에 쫒기 듯이 예산을 지원하려는 거창군의 의도를 납득할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대부분이 거창군공무원인 공무원노조 게시판에도 진흥회 측의 전향적인 태도변화와 그동안 파행에 대한 진정성사과는커녕 일방적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이끌고자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연극제의 정상화와 거창국제연극제가 거창의 유일한 여름축제로 반석위에 오르기를 염원하는 대부분의 군민들도 거창군과 합의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동개최를 사실화하는 공동주최·주관에 거창군과 거창문화재단 이름을 사용 것에 대해서 진흥회가 거창군을 상대로 상표권 소송을 한 것처럼 거창군과 문화재단이 진흥회를 상대로 명의도용 고소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거창군의회, 공무원, 다수 군민들은 개막일이 불과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사회적 군민적 공감대 형성을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군민의 혈세를 이중으로 소모케 하고 지난 18년 동안 어림잡아도 150억원 정도 되는 국·도·군비 등 보조금으로 연극제를 주도해온 진흥회 측이 개최하는 연극제에 예산을 지원하고자 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도비(2억) 사용에 따른 사업변경, 군비(3억) 예산승인 등도 물리적으로 거의 불가능하고 졸속적인 개최라는 비난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거창국제연극제가 거창대표브랜드로 자리 잡고 거창군민이 신뢰하고 참여하는 연극제로 육성발전하기 위해서는 땜빵식 짜투리 예산지원 이전을 하기 전에 민·관·연극계가 참여하는 공론화의 장을 열어 예산집행과 민관 갈등으로 인한 그동안의 파행에 대한 성찰과 재발방지에 대한 방안을 수립해 군민적 불신을 깨끗하게 해소한 후 충분한 준비과정을 가지고 민·관·연극계가 머리를 맞대 지혜를 모으고 예산 역시 충분한 예산(최근 7억9천 가량)을 확보해 제대로 된 잘하는 연극제를 개최해야 한다.

한편 오는 23일 개의하는 거창군의회 234회 임시회에 거창국제연극제 지원 예산 5억(도비2억, 군비 3억)이 거창군 2018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포함돼 있다. 이에 그동안 연극제 예산 투명성을 지적하며 거창군 직접 개최 조건부 예산승인, 전액삭감 등의 의견을 내며 예산편성을 해온 거창군의회가 이번에는 어떤 입장을 취할지에 대한 군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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