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인 백승안

[매일경남뉴스 백승안 기자] 제8대 거창군의회가 개원한지 5개월이 넘고 있다. 허나 지금껏 거창군의회가 보여준 모습은 대체로 실망스런 모습뿐이다.

풀뿌리 지방자치 정착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할 거창군의회에 대한 불신이 쉽사리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의원들의 전문성 강화와 구태가 개선된 측면은 있지만 지역주민들에게 군의원들은 존경보다는 불신감이 더 많은 실정이다.

거창군의회 제8대 전반기 의장단 구성에서 부터 꼬이기 시작한 군의회는 의원 간 협치와 화합은 온데간데없고 사사건건 충돌과 비난으로 일관하면서 반쪽 개원식 여파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부 의원들의 일탈행위가 거창군의회에 대한 막연한 불신감과 맞물리면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각설하고 지난 7대 거창군의회 4년을 되돌아보자. 무상급식 조례관련 사전 합의한 내용을 당시 새누리당 소속 군의원들이 입장을 바꾸어 조례개정안을 부결시키는 등 군의원들 간 불신을 자초했고 후반기 의장단 선출 과정에서도 다수를 점하고 있던 새누리당 소속 군의원들이 쪽수로 밀어 붙여 4년 임기 내내 기초의회 본연의 임무와 역할을 소홀히 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뿐만 아니라 공개된 장소에서 의원들 간 음식그릇 투척사건, SNS 상 음란물유포 사건, 동료 군의원 간 성추행 사건 등 대표적인 사건 외에도 많은 사안들에 대해 침묵하면서 직무유기로 일관했다. 그러함으로 인해 거창군의회의 위상은 실추되고 군의원들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비판의 목소리는 극에 달했다.

군의원들의 자질과 능력, 도덕불감증에 염증을 느낀 군민들은 지난 6·13지방선거를 통해 준엄한 심판을 내리고 7대 군의회 부적절함을 반면교사 삼아 민심을 살피고 민의를 받들어 군정을 견제하고 감시하면서 거창군을 발전시켜야 하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것을 기대했다.

개원 5개월을 넘기고 있는 제8대 거창군의회는 어떤가? 냉철한 성찰을 통해 더욱 자숙하고 성숙된 모습은 고사하고 오히려 거꾸로 역주행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으면서 군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어 기초의회 무용론 확산에 불을 붙이고 있다.

전반기 의장단 구성부터 합종연횡으로 자리다툼을 벌이며 반쪽 개원식을 강행해 군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으로도 부족하다는 듯 군의회 운영과 군정책 등까지 사사건건 충돌을 일으키고 있어 이를 바라보는 군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최근에는 한 군의원의 일탈이 군의회 위상을 실추시키고 전체 군의원들의 체면을 구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식구감싸기에 급급한 거창군의회라는 비난의 화살이 거창군의회를 향하고 있다.

농지법 위반 혐의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군의원에 대한 거창군의회 윤리특별위원회 개최를 개최 당일 철회해 군의회 위상을 스스로 실추시키고 군의원 도덕성에 대한 불신을 자초했다. 이후 해당 군의원은 자기반성은커녕 자신 소유 부동산에 인근 주민이 자신의 승낙 없이 무단으로 침범해 퇴비 적치장으로 사용하고 농로와 수로 등을 무단으로 이용했다고 주장하면서 도로를 가로막아 차량통행을 방해해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다.

지방의회가 주민의 대표자들로 구성된 대의기관이라는 점에서, 지역주민의 전체적 삶의 질 향상에 궁극적인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묻고 싶다. 지방의회의 의원으로써 자신의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의 순기능과 공공성을 우선해서 민심을 살피고 주민들 간의 갈등해소에 조정자 역할을 제대로 해왔는지 의문스럽다.

군의원은 정치인이자 공인이다. 언론은 감시와 비판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사회 전반에 대한 모든 사실을 알려주어야 하는 책임이 있다. 뿐만 아니라 향후 예상되는 일까지도 예견해서 신속하게 전해서 대비할 수 있는 여유를 주는 일 역시 언론의 사명이다. 이런 역할을 해야 하는 언론에 대한 잘못된 언론관을 가진 일부 군의원의 몽니가 빈번해지고 있어 우려스럽다.

정치인이자 군민의 대표로서 부적절한 사실이 언론에 대서특필되고 지역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군의회와 군의원 이미지는 땅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정말 창피해서 얼굴을 들 수가 없다. 외지 사람들에게 차마 거창사람이라고 말하기조차 겁날 지경이다.

군의원은 지역주민들로부터 선출된 대표이기에 곧 주민의 얼굴이라 할 수 있다. 이유야 어떻든 군의원의 일탈로 비상식적이고 부도덕성을 백일하에 드러낸 수치스러운 사건임에 틀림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군민들의 민의를 대변한다는 군의회는 아직껏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군민들의 목소리에 애써 귀를 막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모른 척 얼렁뚱땅 넘어가자는 것인지 도대체 속셈을 모르겠다. 군의회는 상생하고 군민 화합을 도모하고 군정을 감시하라고 주민들이 권한을 위임해 준 대의기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민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군의회가 군의원의 일탈행위가 언론에 보도된 이후에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하지 않을 수 없다.

혹여 ‘침묵은 금이다’는 속담을 앞세워 금을 캐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면 군의회는 군민을 대신해 해당 군의원의 부도덕한 처신으로 빚어진 작금의 상황에 대해 책임을 엄중히 묻고 상응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군의회가 주어진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끝까지 침묵으로 일관한다면 군의회 또한 군민의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군민들은 본분을 망각하고 군의회의 위상과 군의원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군민을 분노케 하는 불법 또는 부적절한 행위에 관한 전말을 규명해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고 만약 유사 사례 재발 시 주민소환도 불사할 것임을 천명하고 수사기관은 조속히 위법행위 유무에 대한 조사를 신속하게 하고 군의회는 자체 조사 등을 실시해 그 내용을 군민 앞에 낱낱이 공개하고 불법행위가 드러나면 엄중히 의법 처리해야 하고 공인으로서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서도 그에 상응하는 해명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군민대표기관이고 지방자치의 꽃인 거창군의회가 이제는 거듭나야 한다. 알량한 벼슬아치의 적폐를 청산하고 실추된 위상과 불신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뼈를 깎고 살을 도려내는 심정으로 읍참마속(泣斬馬謖) 결단을 해야 한다.

우리 속담에 ‘염불보다 잿밥에 눈독을 들인다’는 말처럼 지방의회 의원들은 자신의 영리보다는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한 후 그들의 고마움에 보람을 느끼는 주민들의 손과 발이 돼야 할 것이다.

자기희생을 감수해 가면서 군정을 견제하고 지역민에 봉사하며 지역발전에 헌신하겠다던 선거 당시 주민들과의 약속과 군의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양심과 덕목을 한시도 잊지 말고 도덕성과 청렴성은 스스로에게 엄격할 것을 간곡히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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