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회 3.11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에서 당선된 조합장의 임기가 20일부터 임기 4년이 시작 됐다.

우리 거창지역에서는 총 9곳의 조합(농협 6, 축협 1, 원협 1, 산립조합 1)중에서 단일 후보로 무투표 당선이 확정된 3곳(축협, 원협, 산림조합)을 제외한 6곳에서 조합장 선거가 치러졌고 이번 조합장 선거와 관련하여 모 조합 예비후보가 금품 살포 혐의로 후보 등록도 하기 전에 구속되는 사례까지 발생하는 안타까움을 낳은 선거였다.

전국적으로 이번 조합장 선거에서 총 1천326명의 후보자 중 13.6%에 달하는 181명이 검찰. 경찰. 선관위로부터 내사 또는 수사 중 이며, 이 중 3명은 구속되었고 선거가 끝난 후 전국 최초로 함양 모 조합 당선자가 금품살포 혐의로 구속되는 등 사상 처음으로 치러진 제1회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가 '돈 선거'란 오명을 완전히 단절하지 못한 체 여전히 불법선거로 얼룩진 선거였다는 검. 경. 선관위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에 관계 기관에서는 제도 개선과 더욱 엄격한 선거 규정을 마련하겠다고 하니 점차 나아 질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돈 봉투’를 돌리고 사전 선거운동을 하는 몰상식한 후보를 고발하는 정의롭고 양심있는 조합원들과 국민이 있으니 결코 절망적이지는 않기에 희망을 가져 본다.

한편, 거창군 관내에서는 9곳의 조합(농협 6, 축협 1, 원협 1, 산립조합 1)중에서 단일 후보로 무투표 당선이 확정된 3곳(축협, 원협, 산림조합)을 제외한 6곳에서 치뤄진 선거에서 현직 조합장이 1명만 당선되고 나머지는 모두 새로운 인물이 당선되어 안정보다 개획과 변화를 지향하는 조합원들의 심리를 확인 할 수 있었고, 특히 3선에 도전한 현직 조합장이 단 한명도 당선되지 못한 것이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괄목할만한 대목이다.

이와 같은 이번 조합장 물갈이는 압도적이라는 단순 수치도 있겠지만 내용이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신화범 북부농협 조합장 당선자를 제외한 이화형 거창농협 조합장 당선자, 허원길 남거창농협 조합장 당선자, 이재현 동거창농협 조합장 당선자, 구교천 신원농협 조합장 당선자, 경이호 수승대농협 조합장 당선자 등의 경력을 보면 모두 농협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경력이 있거나 상대 후보나 현조합장들보다 젊은 사람들로 소위 변화와 개혁 그리고 농협 전문가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조합장으로 바뀌는 5개 조합에 거는 기대는 어느 조합보다 크다고 할 수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당선자들이 누구보다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은 물론 그 조직 내부의 문제점, 특히 부정비리의 은폐와 이해 관계자 간의 적폐(積弊) 등을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젊고 전문성을 가진 새로운 인물을 선택한 조합원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새로운 조합장은 독선과 권위적인 지시가 능사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은 채찍이 아니라 유연함과 포용력, 공감으로 조직 구성원을 이끌 수 있는 리더의 자질을 인식하고 직원에게 부당한 요구도 말아야 할 것이며 그런 요구를 거절 할 줄 아는 용기있는 직원의 당당함을 오히려 높이 평가하고 조합에 그런 풍토를 조성하는데 앞장서야 하고 아울러 선거 후유증으로 반복되는 반목과 갈등을 조기에 진화하여 내부의 화합을 도모하고 나아가 대외적인 신뢰도를 높여 나가는 일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조합경영 또한 조합혁신을 위해 조직내부의 관행적 비리를 비롯한 개선해야 할 모든 문제점은 취임과 동시에 즉각적이고 공개적으로 해결해야 하고, 기존의 전근대적인 관행(이사 및 감사에 의존하는 시스템)을 뛰어 넘어 공인 회계사 등 전문가로부터 “경영진단”을 받는 등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 시스템을 도입해서 신뢰받는 조합으로 거듭나야 한다.

특히, 조합장은 정치인이 아니고 경영 책임자(CEO)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소위‘본전 뽑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거나 군의원, 도의원, 군수, 국회의원 등의 말을 맹종(盲從)하고 그들을 흉내를 내면 곤란하다. 왜냐하면 그들은 정치를 하는 정치 집단에 속해 있으면서 정치적인 행위를 우선하고 실질적인 소득증대나 수익 창출을 위한 경영을 해야 하는 조합장과는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조합장에게는 수천만 원의 연봉과 억대가 넘는 업무추진비 뿐만 아니라 수천 억 원에 달하는 예산 집행과 막강한 인사권을 틀어쥔 탓에 오죽했으면 토호(土豪)세력으로 불리기까지 하는 정도의 부와 권력이 주어진다면 마땅히 그에 대한 엄격한 법적, 도덕적 책임과 냉철한 경영책임도 함께 따른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과거의 실패는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이 되어야 한다. 호기심도 없고 이상도 없이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사람이 나이보다도 늙어보이듯이 조직 또한 긴장이 없고 목표가 없으면 쇠퇴하기 마련이다. 조합내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생동감 넘치는 조합으로 만드는 것이야 말로 우리 거창지역과 같은 농업 중심 농촌 지역의 발전과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윤택하게 하는 지름길이란 정론을 외면하지 않는 현명하고 존경받는 조합장이 되길 기대한다.

백승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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