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건강한 먹거리 문제, 거창군 푸드플랜으로 풀어가자!

매일경남뉴스l승인2019.04.16l수정2019.04.16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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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훈규 경남 먹거리위원회 공공급식분과위원

[매일경남뉴스] 내 아이가 하루 세 끼 먹는 밥상에 대해서 부모(그 중에 엄마)는 항상 관심이 많다. 바쁜 경제활동과 일상 때문에 집밥을 제대로 챙겨 먹이지 못하니 학교급식에 대한 의존도나 신뢰성은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아이들의 급식 문제로 그렇게 떠들썩했던 지난 세월을 우리는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다.

부모가 없거나 또 다른 취약 가구의 아이들 먹거리는 어떤가에 대해서도 사회는 관심을 가지고 공공의 영역으로 고민을 이어가야 한다. 얼마의 금액을 한도로 쓸 수 있는 취약가구 아동급식 카드는 아이들을 자연스럽게 컵라면과 삼각김밥이 즐비한 편의점으로 향하게 한다.

농촌의 마을에서 공공급식을 하는 마을회관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 거창군은 마을당 220만원씩 140곳의 마을에 주민들의 식재료비와 얼마의 인건비를 지원한다. 고령의 주민들이 가장 신경 써서 섭취해야 할 식재료의 영양소에 대해서 국가와 지자체는 지원금액 만큼의 균형 있는 식단과 프로그램을 감당할 수 있으면 좋겠다. ‘밥값을 이만큼 줄테니 마을에서 그냥 알아서 밥을 해먹어라’가 아니라......

그렇다면 학교급식이든 공공급식에 의해서 어느 정도 먹거리의 공공성이 담보된 어린 아이들과 노인들이 아니라, 사회에서 열심히 노동하며 가족과 사회를 일구어가는 주요 세대들은 먹거리를 어떻게 해결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커피값 보다 값싸게 그냥 한 끼를 ‘때우고’ 있는 것일까? 우리 어른들도 잘 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로컬푸드, 공공급식, 올바른 먹거리 등등 말도 많고 정책도 다양한데, 거창군의 공무원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군청의 구내식당에는 우리 지역의 농산물(그 중에서도 친환경 식재료)이 얼마나 들어가고 있을까?

많은 공공기관이나 기업체가 유치되어 거창읍을 중심으로 밀집도가 높아지고 남다른 발전상을 제시하고 있는 거창군 곳곳에서 거창의 군민들이 일상적으로 먹는 먹거리의 재료는 어디에서 생산되고, 어떻게 유통되며, 어떻게 순환되고 최종적으로 폐기되는가에 대해서 우리는 가끔씩 둘러보고 있는가?

이번에 거창군은 ‘지역단위 푸드플랜 수립 지원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푸드플랜 수립 지원사업’은 지역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순환체계 구축을 위해 농식품부가 지자체에 지역 먹거리 종합계획(푸드플랜) 수립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대통령의 주요 정책과제이자 경남도의 중점계획의 일환이라서가 아니라, 거창군 같은 중소농촌도시가 계획하고 내실 있게 실천할만한 가장 바람직한 사업의 영역이 바로 이런 ‘푸드플랜 수립 지원사업’이다.

우리는 로컬푸드운동을 단순하게 지역에서 생산된 먹거리를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운동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농업과 먹거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고자 하는 상생과 포용, 배려의 운동이라 규정한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간 푸드플랜 구축은 농업과 먹거리의 지속가능성과 공공성이 실현될 수 있는 틀을 소위 거버넌스를 통해 구체화하는 것이다. 먹거리의 생산과 소비를 과거처럼 따로따로 보지 않고, 생산·유통·가공·소비·재활용 등의 과정을 통합적으로 보고, 가능하면 지역단위에서의 순환이라는 관점에서 파악함으로써 분절적 체계에서 소외되었던 중소가족농과 먹거리 빈곤층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전략이다.

푸드플랜이 수립되면 농업에서 일정 부분 계획생산이 필요하다. 지역에서 필요한 식량과 농산물을 거버넌스를 통해 지역 수요에 맞는 공급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위해 계약재배 또는 중개를 통해 지역 생산자에게 생산량을 배분한다. 따라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유통채널이 만들어지게 된다.

생산 농민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 지역 내 중소농의 조직화를 유도해 마을 단위 공동가공(6차산업)도 할 수 있게 되고 이렇게 생산한 가공품과 농산물은 지역 중소식품업체 생산과 직접 연계해 판매하게 된다. 공급체계를 구축할 때 지역에서 생산이 부족하거나 없는 품목은 지역 간 제휴를 통해 공급한다. 농업 생산이 불가능한 대도시는 농업지역과의 공급협약을 통해 농식품 조달계획을 마련하는 방안이 있다.

푸드플랜에 있어 기존 유통채널과의 관계설정은 매우 중요하다. 푸드플랜은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이 지역에서 소비되거나 도시와 농촌의 공급협약 등 새로운 유통채널이 도입된다. 따라서 기존의 도매시장, 중소 식재료 유통업체, 급식센터 등과의 경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갈등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여건에 따라 기존의 유통 주체를 활용하거나 거창푸드센터에서 전반적인 수집 분배 기능을 수행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다만 지역 푸드플랜으로 모든 먹거리를 관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거창군의 여건에 따라 실현 가능한 부분부터 확장해야 한다.

거창군은 수년 전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발전계획을 수립할 때 제시한 로컬푸드와 학교급식, 마을기업 등의 정책이 시대적 흐름을 비껴가진 않았지만 체계화 된 푸드플랜을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벌여낸 일들이 너무 많았다. 그간의 평가를 통해 흐트러지고 방치된 시스템을 재점검 하는 것부터 거창의 먹거리 종합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김 훈 규

경상남도 먹거리위원회 공공급식분과위원

거창군농업회의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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