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남뉴스 백승안 기자] 거창구치소 신축공사 부지에서 가야시대로 추정되는 생활유적이 일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관계자 및 유적 발굴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2월 16일부터 19일까지 거창구치소 신축공사 부지인 가지리 1354-14번지 일대에 대한 2차 문화재 표본조사를 진행한 결과 위와 같은 유적이 발견됐다.

이번 표본조사에서는 가야시대로 추정되는 주거지와 토기류 일부, 고려~조선시대로 추정되는 분묘도 확인됐다. 이에 유적 발굴팀은 이번 조사를 근거로 건설공사 시행사에 ‘문화재 발굴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 발굴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결정이 나면 구치소 신축사업 추진 공사가 늦춰질 수밖에 없다. 특히, 발굴 결과에 따라 매장문화재가 ‘가야시대 지배층 생활유적’ 등 역사적ㆍ예술적 또는 학술적으로 가치가 큰 경우 ‘현지 보존’, ‘이전 보존’, ‘기록보존’ 등 조치가 내려질 수도 있다.

현재로는 문화재 발굴에 대해서는 미지수이지만 최근 가조 석강리 고분군과 남하 무릉리 고분군, 상동 고분군 등이 이 지역에 산재해 있고 역사 문헌에 가야시대 부족국가가 존재했다는 기록이 있어 역사학계에서는 가야 생활유적이 발굴됐다는 소식에 관심을 갖고 있고 주민들의 관심이 높다.

거창 역사학계의 한 관계자는“발굴조사 결과 넓은 주거지 터가 확인된다면, 고대 가야 거열국의 터가 현 도심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발굴을 통해 거열국의 실체를 확인할 기회”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발굴뿐만 아니라 창원지방법원 거창지원과 창원지방검찰청 거창지청이 들어설 부지에 대한 문화재 발굴이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미륵담’이라고 불리는 현대아파트 북쪽 능선부터 거열 빌라 북쪽 능선까지는 ‘상동 고분군’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가야시대로 추정되는 고분군으로, 창원대학교 박물관에서 실시한 1996년의 지표 조사와 신라대학교 박물관에서 2006년 실시한 지표 조사에서 확인됐다. 그러나 당시 발굴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현재 ‘가야사 복원’이 문재인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가 시책인 만큼 해당 구역에 대한 발굴조사도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측된다.

역사학계 관계자는 “상동 고분군의 경우 이미 훼손이 심한 상태라 빠른 발굴조사가 실시되어야 한다”라며 “2019년 가조 석강리 고분군, 2020년 남하 무릉리 고분군에 이어 상동 고분군까지 조사가 진행된다면 거창지역 내 가야 세력을 구체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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