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남뉴스 최혁열 기자] 초기에 중국에서 왜 코로나가 생기고 확산됐는지를 추측하다가, 언어습관도 한 몫을 했을 거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한 적이 있다. 물론 권위 없는 얼치기 주장이라 주변 몇 사람에게 던진 농담 수준에 그치고 말았지만...

음악의 7음계로 볼 때, 최대 '솔'까지 올라간다는 중국어의 성조는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마치 싸우는 듯한 풍경으로 비칠 때가 많다.

우리 말에도 된소리와 센소리가 있다. 거기에다가 발음의 방법에 따라 파열음(ㅂ,ㅃ,ㅍ,ㄷ,ㄸ,ㅌ, ㄱ,ㄲ,ㅋ)과 마찰음 (ㅅ,ㅆ,ㅎ), 파찰음(ㅈ,ㅉ,ㅊ)도 있다.

이들은 대체로 터지는 소리이자, 욕 할 때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아주 유용한 자음들이다. 이들을 코로나 확산의 희생양으로 만들어 한 달 정도 격리시켜 버리면 어떨까.

코로나를 감염시키는데도 제격인 이 발음들을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이, 관계와 관계를 정립하는데 잠깐 접어두는 것은 어떨까. 사흘 째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 건 전적으로 거창군민들이 욕을 안 해서 그렇다고 믿고 싶다.

코로나19가 유럽에서도 기승을 부린다. 확산 속도를 보면 더 무섭다. 지금은 바티칸의 공식 언어로만 남아 있는 라틴어의 '아들언어'를 사용하는 나라들이 대부분인 지역이다. 그쪽 언어들도 센 발음이 많다는 게 혼자 하는 걱정하나다.

연인들끼리도 자제 할 일이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일시 중단이지 관계의 단절이 아니다. '모아두기'의 일종으로 보는 게 좋겠다. 나중에 몰아서 소비가 가능한 저축이 아니겠는가.

이렇듯 다소 어색하고 불편하다 하더라도 조금씩 이해하고 양보하면서 배려하다보면 더욱 신뢰하고 사랑하는 연인이 되지 않을까 싶다.

연인들 간에도 코로나 마일리지를 적립해서 나중에 써보자는 유쾌한 상상. 군민 발의 '욕설금지 조례'를 만들어 보자는 농담 섞인 상상을 해봤다.

코로나와의 작별을 고하고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청정거창을 맞을 채비에 나선다.

거창군보건소 상황실 근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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