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남뉴스 백승안 기자] ㈜서흥여객 소액주주들이 2일 거창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흥여객 경영진과 대주주의 독선과 군으로부터 지원 받는 운영비 일부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사실을 양심고백하면서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향토기업 서흥여객의 정상화를 위한 행정기관과 군의회의 관심과 중재를 요청했다.

지난 3월 28일 열린 ㈜서흥여객 주주총회에서 현 대표이사를 포함한 대주주들의 독선으로 소액주주들이 의결권을 포기하고 퇴장한 사태가 빚어진 가운데, 소액주주 26명을 대표해 기자회견에 나선 신명식 씨는 “지금까지 직원 한 명이 140주를 가진 주주이자 버스의 운행을 책임지는 노동자로서 ‘공동관리 체계’로 민주적 운영을 해왔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러나 박종덕 현 대표이사가 본인의 재임을 위해 궤를 같이하는 주주들에게 주식을 창원시 소재 시내버스 운수업체인 마창여객 측에게 팔도록 유도한 것으로 추측되고, 결국 그들은 과반수의 주식(4,760주, 55.7%)을 확보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신 씨는 “서흥여객 운영비의 80%는 거창군과 합천군의 예산인데, 이 지역 주민들의 혈세가 외부로 유출될 수 있고 고용이 불안정해질 수도 있으며 직원 처우도 열악해질 수도 있다”라며 “실제 지난 28일 주주총회에서 이사 수를 5명에서 3명으로 축소하고 과반수 주식을 보유한 대주주 자신들의 입맛대로 회사경영을 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종덕 대표이사는 직원 급여가 체납되는 등 어려운 재정 상황에서도 측근의 직급을 올려 임금을 인상시켰고, 자신의 경영권 보존을 위해 변호사와 노무사를 고용하면서 개인의 변호만 맡기고 있어 회사에 손해도 끼치고 있다”라면서 “특히, 거창군의 벽지노선 정상운행 권고에도 불구하고 명절 차량 운행을 상습 결행하고 벽지노선 국고보조금 등을 편취하기도 했다”라고 폭로했다.

특히, 신 대표는 “우리는 주주이자 직원들로, 지금까지 자행된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는데 적극 참여하고 사법기관 또는 행정기관의 적절한 수사 및 조사에 따라 위법사항이 있으면 처벌을 받을 각오도 되어 있다.”며 그동안 행정기관에서 지원 또는 보조한 운영비 일부를 편취·착복한 사실이 있음을 시사해 귀추가 주목된다.

아울러 “무능한 현 대표이사 연임을 반대하고 거창군청과 합천군청, 군의회가 관선이사를 파견해서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서흥여객 대주주와 소액주주 그리고 관선이사 및 행정기관과 군의회 등이 참여한 ‘서흥여객 정상화위원회’를 구성해 지역주민들의 발 역할을 제대로 하는 공공성을 확보하고 지난 40여 년 간 향토기업으로 성장해온 서흥여객이 정상화되도록 중재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적자 운영되던 서흥여객이 지난해부터 흑자경영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체불임금, 퇴직예치금 등 일부 채무성 비용을 제외시킨 가운데 재정상황을 평가한 의혹이 있는 만큼 대부분의 운영비를 군민 혈세로 지원하는 행정기관이 나서서 정확한 실태를 파악해보면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면서 철저한 감사를 촉구했다.

소액주주들은 “서흥여객의 부적절한 경영과 대주주와 소액주주간의 분쟁이 가시화 된 것이 어제 오늘일이 아니고 길게는 수십 년 전부터 이어져 온 잘못된 관행이고 행정기관 역시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면서 “행정기관이 잘못된 관행을 묵인하고 방조한 관리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대주주와 소액주주 간 경영권 분쟁으로 몰아가면 군민들의 원성을 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모든 것을 바로잡고 서흥여객의 공영화를 통해 지역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길 소망한다”며 “이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되고자 이번 총선에 출마한 후보자들도 서흥여객 사태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거창군 경제교통과 관계자가 서흥여객은 정상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고 군에서 지원 및 보조되는 운영비도 적절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행정기관이 내부경영에 간섭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혀 군에서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의 운영비를 군민 혈세로 지원하고 수십대의 차량을 구입해서 공영버스로 운행하도록 지원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는 군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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