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서흥여객 2020년 주주총회

[매일경남뉴스 백승안 기자] 지난 3월 28일 열린 ㈜서흥여객 주주총회에서 현 대표이사를 포함한 대주주들의 독선으로 소액주주들이 의결권을 포기하고 퇴장한 사태가 빚어진 가운데 소액주주 측과 회사 측(대주주 측)이 기자회견을 열고 서로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소액주주 측은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어 ‘거창군과 합천군 등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중재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주주 측은 지난 7일 반박 기자회견을 열어 ‘경영악화의 책임은 소액주주를 대표하는 신명식 전 대표에게 있다’라고 화살을 돌렸다.

‘대주주의 독선이냐 정당한 권리 행사냐’

소액주주 측은 지난 주주총회에서 대주주 측이 독선을 부렸다고 강조했다. 소액주주 26명을 대표해 기자회견에 나선 신명식 씨는 “지난 28일 주주총회에서 대주주의 ‘표결 밀어붙이기’로 이사회를 기존 5명에서 3명으로 축소하고 이사를 자신들 측근으로만 선임한데다가 공동대표 체제를 만들려 시도하기도 했다”라며 “대주주 측이 기존의 관행을 깨고 자신들의 자리를 위해 소액주주들을 완전히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의결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주주 측은 ‘정당한 권리 행사였다’라고 맞섰다. 대주주와 회사를 대표해 박종덕 현 서흥여객 대표이사는 “법적인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변호사가 참관하게 해 자문을 통해 위법사항이 없이 공정하게 진행했다”라면서 “소액주주들이 권리를 행사해 의사결정을 했음에도 마음에 들지 않아 무효로 해야 한다면 그 어떤 법인이 정상적인 경영을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현 대표의 무능인가? 전 대표가 경영 악화시켰나?

소액주주들은 박종덕 현 대표이사가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있다며 ‘현 대표의 무능’을 지적했다. 신명식 씨는 “현 대표이사는 직원 급여가 체납되는 상황에서도 측근의 직급을 올렸고, 회사에 변호사와 노무사를 고용하면서 개인의 변호만 맡기고 있어 손해도 끼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주주 측은 ‘회사의 손해는 전 대표가 끼쳤다’라고 맞받아쳤다. 박종덕 대표이사는 “심각한 경영난에 빠진 이유는 신명식 전 대표가 지입제 경영을 폐지하고 일반적인 법인 운영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주주들에게 1인당 약 700만 원씩의 회사자금을 전달했고, 특혜성 전담 수당, 퇴직연금 부풀리기 등 회사자금을 탕진했다.”라며 “저는 거창군에 회계감사를 요청해 강도 높은 감사를 벌였고 내부 지출을 개선했다.”라고 강조했다.

대주주 측의 주장에 신명식 씨는 “지입제를 청산하는 과정에서 주주 재산을 정리하면서 부득이 그런 부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최근 이 사건 관련한 법원의 판결문에서도 제 개인적으로 착복한 게 아니라 지입제 폐지를 위해 부득이하게 한 선택이었다는 것이 드러났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까지 자행된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필요하면 처벌을 받을 각오도 되어 있다.”라고 강조했다.

군 보조금 편취 주장에 현 대표 ‘인정’

소액주주 측인 신명식 전 대표는 “특히, 현 대표는 명절에 차량 운행을 상습 결행하고 벽지 노선 국고 보조금을 편취하기도 했다”라고 주장했다. 명절 벽지 노선의 운행을 위해 거창군이 서흥여객에 예산을 지원했지만, 운행하지 않았으면서도 한 것처럼 속여 보조금을 편취했다는 것이다.

이에 박종덕 대표이사는 “명절 때 자동차가 너무 많아서 골짜기에 버스가 들어가면 차는 회차를 못 해 못 들어가는 마을만 빼고 나머지는 다녔다. 전 대표 때도 있었던 일”이라며 사실상 보조금 편취를 인정했다.

‘거창군이 중재 역할 해야 한다 운영 정상화가 우선이다’

신명식 전 대표는 “무능한 현 대표의 연임을 반대하고 거창군청과 합천군청, 군의회가 관선이사를 파견해 ‘서흥여객 정상화위원회’를 꾸려 제대로 된 중재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이에 박종덕 현 대표이사는 “준공영제가 도입된다면 근로자들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통해 가정을 꾸릴 수 있으며 서흥여객 또한 오랫동안 명맥을 유지할 수 있다”라며 “하지만 전 대표 측이 시도했던 불법적인 이익 창출과 주주들에게만 지급하던 특혜를 봤을 때 정상적인 준공영제 도입이 될지 의문스럽다”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전했다.

거창군, 중재 나서..상호 입장 확인에 거쳐

이에 거창군은 지난 9일 부군수실에서 서흥여객(주) 소액주주와 경영진 간의 갈등 해소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거창군 관계자 5명과 대주주 측 박종덕 대표 등 3명, 소액주주 측 신명식 전 대표 등 3명이 참석했다.

거창군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 2015년도 지입제 폐지 이후 현재 주민들이 오해하고 있는 버스 거래는 없다’라고 못 박으며 거창군에 ‘소통기구 개설과 준공영제 도입’을 요청했다.

이에 거창군은 거창·합천군 통합 소통창구를 열고 갈등 해결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준공영제 도입에 대해서는 ‘장기 과제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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