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화 소방사

날씨가 풀리면서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봄철은 건조한 날씨 탓에 사계절 중 산불이 가장 집중되는 시기이다.

나흘 동안 총 20여억원의 피해를 낸 1996년 고성 산불, 서울시 면적의 절반 가까이를 태운 2000년 동해안 산불, 천년고찰 낙산사를 집어삼킨 2005년 강원도 양양군 산불 모두 봄에 일어났다.

그렇다면 삽시간에 산 전체로 번지는 산불의 원인은 무엇일까?

2012년부터 최근 3년간 경상남도에서 발생한 산불은 총 411건이고 그중 부주의에 의한 화재가 340건(83%)을 차지했으며 쓰레기 소각(111건), 담뱃불 화재(86건), 논․밭두렁 소각(45건)이 주요 화재원인으로 조사되었다. 산불이 발생하면 진압이 매우 어렵고 막대한 피해를 가져오기 때문에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이러한 산불을 예방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등산 중 산불을 발견하면 즉시 119나 산림청에 신고하고, 초기화재시에는 흙으로 덮거나 잎이 많은 나뭇가지로 두들겨 진압할 수 있다. 등산복 외투 등은 불에 약한 소재가 많으니 진화 용도로는 사용을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두 번째로 입산 시 성냥이나 라이터 등 인화성 물질은 소지하지 말고, 물이 남아 있는 생수병은 볼록렌즈 역할을 하여 집광현상으로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어떠한 경우에도 버려서는 안 된다.

세 번째로 취사를 하거나 모닥불을 피우는 행위는 허용된 지역에서만 실시한다.

마지막으로 산림과 인접한 지역에서는 논․밭두렁을 태우거나 쓰레기를 소각하는 행위는 절대 금하도록 한다.

다음으로는 등산 중 산불을 만났을 때 대처요령이다.

일반적으로 산 아래쪽에 위치한 계곡은 산위에서 떨어진 낙엽들이 주로 쌓여 물이 있더라도 바람이 세기 때문에 대피장소로는 위험하다. 또한 헬기구조를 위한 산 정상 능선 길도 산불의 특성상 비탈을 타고 올라가는 힘이 강하기 때문에 위험한 선택이다.

따라서 바람이 부는 방향을 고려하여 화세가 약한 부분을 찾아 산 아래쪽 바위나 도로지역으로 대피해야 하며, 송진을 비롯한 기름성분이 많은 침엽수림보다는 열에너지가 없어 불길이 금세 사거라드는 활엽수림 방향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만약 대피하지 못하고 불길에 휩싸일 경우, 낙엽이나 나뭇가지가 없는 곳을 골라 연소물질을 제거하고 외투 등으로 얼굴과 몸을 덮고 불길이 지나가기를 기다려야 한다. 화마가 한번 산을 할퀴고 지나가면 그 상처를 치료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생태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그 피해가 엄청나다.

등산 시 무심코 버린 생수병 하나도 대형 산불로 번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산불 발생 시 위에서 말한 기본적인 행동요령을 숙지한다면 피해를 최소화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거창소방서 위천119안전센터 소방사 이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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