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출신 최리(20)양이 주연을 맡아 위안부 이야기를 다룬 영화 '귀향'이 오는 10일 오후 3시 거창메가박스 극장에서 2시간 10분 간 첫 시사회를 갖는다.

영화 ‘귀향’의 제작사인 JO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오는 10일 거창을 시작으로 광주, 대구, 대전 등 8개 도시에서 후원자들을 위한 시사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영화는 당초 광복 70주년인 올해 광복절에 맞춰 개봉할 계획이었으나 제작비와 배급사 비용을 전 국민모금 형태로 마련하는 바람에 투자·배급에 난항을 겪으며 지난 8월 15일 광복절에는 경기도 '나눔의 집(위안부 할머니들의 보호시설)'에서 10여분간 미니 시사회만 개최하고 개봉일이 무기한 연기돼 왔는데 국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이번에 정식으로 개봉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화는 제작과정에서도 우여곡절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출을 맡은 조정래(43) 감독은 제작비 부족으로 13년간 시나리오를 다듬다 지인의 도움을 받아 만든 3분 남짓의 짧은 티저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크라우드 펀딩이 진행됐고, 국민 5만2000여명의 후원으로 9억여원의 제작비가 마련됐다.

이 자금으로 지난 4월~6월까지 44차례에 걸쳐 촬영을 마쳤고, 현재는 개봉을 위한 막바지 작업중이며, 내년 3월 1일께 정식 개봉을 목표로 배급사 선정을 위해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영화는 위안부 피해자인 강일출(87) 할머니가 위안소에서 고초를 겪다 전염병에 걸리자 일본군이 자신을 불태워 죽이려 했던 장면을 기억하며 그린 ‘태워지는 소녀들’ 그림을 소재로 했다.

고객이 많은 대도시를 두고 거창에서 첫 시사회를 갖는 것은 이 영화의 주인공 최리 양이 거창출신이라는 점과, 거창군 위천면 서덕들 일대에서 첫 촬영을 하는 등 거창과 인연이 많은 점을 고려한 것이며, 이로 인해 거창의 이미지 홍보 효과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이번 시사회는 정식 개봉을 앞두고 다수 대중의 후원을 통해 어렵게 제작된 만큼 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마련된다. 또한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는 5만여명 후원자의 이름도 소개된다. 제작진은 이름의 글자 크기와 속도를 조율하고 있는데, 적어도 10분 이상은 걸리며, 한국 영화 사상 가장 긴 '엔딩 크레딧'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관계자는 밝혔다.

한편, 이 작품은 지난 11월 독일에서 열린 '베를린영화제(국제 3대 영화제 중 하나)'에도 출품됐다. JO엔터테인먼트 측은 “대형 투자자가 없었기 때문에 크라우드 펀딩 방식이 아니면 영화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일본 군국주의가 만든 고통의 역사를 고발하면서 타향에서 돌아가신 억울한 영령들을 넋으로나마 고향의 품으로 모셔와 따뜻한 밥 한술 올리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경남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