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쯤부터 거창군민들은 불신이란 몹쓸 병에 걸려 2년 동안 눈물겨운 투병생활을 해왔다.

몇몇 엄마들에 의해 점점 확산되기 시작한 그 몹쓸 병은 갈수록 확산되어 급기야 거의 대부분 군민들이 앓기 시작하면서 거창은 혼란과 갈등이 전부인 동네로 변해버렸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과 ‘모르는 것이 약이다’라는 말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혼란 속에서 홍역을 앓고 있는 지역 주민들에게 무한의 봉사와 헌신을 사명으로 해야 하는 공권력은 오히려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그들의 심장을 겨누며 찔러대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또 다른 공권력을 이용해 짓밟힘을 당하게 했다.

그런 골리앗과 같은 무소불위 공권력은 차디찬 콘크리트 맨바닥에 누워 뼈속까지 후벼파며 음습해오는 칼바람이라도 막아보고자 가까스로 하늘을 덮고 둘러친 비닐천막 마저 걷어치우는 횡포는 몹쓸병에 걸려 생사를 오가는 길목에서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는 아픈 사람들에게 구원의 손길 대신 천 길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지라고 걷어차는 발길질이 되어 날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필코 나을 수 있다는 확신과 이겨내고자 하는 끈질긴 의지로 버텨온 지 어언 2년이다.

당시 몇몇 엄마들에게 몹쓸병을 앓게 해서 거의 대부분 거창군민들에게 전염되어 홍역을 치르면서 그 기나긴 세월동안 눈길한번 주지 않던 그가 이제야 몹쓸 병을 나을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무조건 몹쓸병을 치유해 주겠다고 한다. 2년이 다가오는 지금에 와서 자신에 의해 앓게 한 몹쓸병을 무조건 치유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지금껏 왜 치유해주지 않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만 아파하고 싶은 절박함 앞에서 도움을 간절히 바라는 그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뻗을 사람들이 생겨날 기미가 보이자 먼저 달려와 손을 잡는 그에게 어찌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신중에 신중을 더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쉽게 할 수 있는 말로는 무조건이란 단어를 사용했지만 그가 이루고자하는 꿈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가 사용한 무조건이란 단어로 인해 우리는 더욱 깊은 아픔을 겪어야 할 상황이 지금껏 아파온 수많은 군민들 눈앞에 놓여 피눈물 흘리게 될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을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이제 그는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꿈을 설사 이루지 못하더라도 2년에 가까운 긴 세월동안 아파해온 많은 사람들이 그만 아파할 때까지 함께 해야 한다. 또한 지금까지 아파해온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는데 필요하고 한편으로는 애처로워서 그들을 치유하기 위해 무조건 무엇인가를 하려고 한다면 또 다른 아픈 군민을 양산해 낼 수 있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는 것을 간과해서도 안 될 것이다.

어느 누군가가 그들 대신 아파하지 않고 모두가 행복한 삶을 누리고 화합하고 대통합을 이루어 희망찬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공동체 사회를 이끌어 나가야 할 리더로서의 기본적인 덕목이다. 절대다수 군민들이 아파하는 고통을 치유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만 아프고 싶은 사람들의 절박한 심정을 자신의 꿈을 이루고자하는 도구로만 이용해서도 안 될 것이다.

비록 지금 당장은 부족한 듯 비춰지고 당장 뒤집을 수 없는 말이 확신이 없어 보인다하여 진정성과 의지까지 미흡하다고 성급하게 판단해서는 안 될 것이다. 양측을 두고 결과를 예견해보고자하면 이미 확정적인 단정을 한 사람이 꿈을 이루지 못해 무조건이 할 수 없는 입장이 되면 지금까지 아파해온 상처가 더 심해지게 되지만 미약해 보이던 사람이 꿈을 이루지 못해 아픔을 치유해 주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지금의 아픔이 더 깊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 발행인 백승안

이제 그만 아파할 수 있는 희망의 빛이 거의 눈앞에 와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지역의 수장이 되고자하는 모든 사람들이 그 아픔을 치유하겠다며 그 날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하는 많은 사람들이 잠시 고통을 잊을 수 있도록 밝혀주고 있던 전등불이 꺼지고 언제부터인가 아픔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서로를 위로해주던 그곳의 역할이 다하는 날이 기필코 올 것이라는 확신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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