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군(군수 양동인)은 4일 거창군청 4층 대회의실에서 거창국제연극제 관련 주민설명회(이하 설명회)를 열어 제28회 거창국제연극제 개최를 사실상 포기한다고 밝혔다.

거창군 내 각급단체장, 출입기자, 주민, 거창군 공무원, 군의원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설명회에서 양동인 군수는 지난 1983년 거창지역 교사들 위주로 자생적으로 구성되어 ‘극단입체’가 창단되면서 1989년 ‘시월 연극제’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이래 ‘거창국제연극제’란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해 온 거창의 대표적인 야외연극축제가 지역 내 연극인들뿐만 아니라 군민들의 갈등과 분열의 불쏘시개가 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전달했다.

양 군수는 지난 4.13 재선거에 당선 돼 군수로 취임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문제들이 불거지는 것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피력하면서 중단 없는 거창국제연극제 개최를 위해 거창군이 구성한 2016 거창국제연극제 운영위원회(위원장 손정우)와 거창국제연극제 상표권을 소유하고 있는 거창연극육성진흥회(회장 이종일)가 제 28회 거창국제연극제 개최를 놓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거창군이 불가피하게 2016 제 28회 거창국제연극제 개최를 포기하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제 27회 거창국제연극제 행사가 끝난 이후 거창연극진흥회 내부갈등으로 진흥회 운영이 사회적인 문제에 이어 법적인 문제로까지 확산되면서 정상적인 거창국제연극제 개최에 대한 걱정을 한 거창군의회는 2016년도 본예산 심의.의결을 하면서 제28회 거창국제연극제 개최를 거창군이 직접 운영할 것을 조건으로 해 총 8억(국비 3억, 도비 2억, 군비 3억)을 승인한 바 있다.

이 날 설명회에서는 지금까지 27회를 거치면서 오늘날의 거창국제연극제로 성장시킨 공로는 인정하면서도 거의 대부분 예산을 국민 혈세에 의존하는 자생력 부족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고 수억 원의 국민 혈세를 지원하는 거창군의 허술한 관리감독에 대해서도 성토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급기야 해당공무원에 대한 책임 추궁을 촉구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또한 진흥회의 동의 없이는 ‘거창국제연극제’ 명칭 사용이 불가하고 명칭을 변경할 시에는 국.도비 보조를 받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군과 진흥회가 대립각을 세우면서 2개의 연극제가 개최되면 거창군 이미지 훼손과 함께 득보다 실이 많다는 거창군의 주장에 대해 그런 기초적인 사안 파악도 하지 않은 채 자체적으로 운영위원을 위촉하고 운영위원회를 구성해서 연극제 개최 준비를 해 왔냐는 추궁이 이어졌고, 설사 진흥회에서 자체적으로 연극제를 개최한다고 주장 하더라도 거창군의 승낙 없이는 개최 장소가 없어서 개최할 수가 없는 것이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개최 포기 이유로 해명하는 것은 거창군민을 우롱하는 처사이며 ‘책임행정’ 실종을 스스로 자초하는 부적절한 태도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특히 거창군으로부터 위촉되어 ‘2016 거창국제연극제를 준비해 온 운영위원들은 지난 3일 경남도에서 거창군의 손바닥 뒤집듯 하는 행정에 항의하며 “거창군 신임 군수의 파행적이며 월권행위에 대한 ‘2016 거창국제연극제 운영위원회의 공식적 입장”이라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운영위원회 회의록 일부와 양 군수와의 면담내용, 담당과장과의 문자내용 및 구체적인 운영위원회 구성과 활동 등에 대한 내용을 공개하면서 국내외연극계와 경남도민에게 이런 실상을 알릴 것을 주장해 향후 확산될 파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이미 운영위원회 측으로부터 초청제의를 받아 출전 준비를 해온 국.내외 연극단체에서는 손해배상 청구 등 사법적인 문제까지 거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 날 설명회에서 양동인 군수는 거창국제연극제가 파행으로 치닫고 있는데 대해서 거창군 공무원이 책임져야 할 정도로 책임 소재가 없다는 말로 공무원을 두둔하는 발언을 해 다소 무책임하다는 분위기를 연출했고 거창군민의 대표기관인 거창군의회의 의결사항을 준수하지 못해 유감이라는 의사를 피력하며 거창군의회 의결사항을 거부해 거창군의회의와 정면으로 맞서는 입장을 견지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도 양 군수는 거창군의회에는 두 번의 보고를 통해 거창군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와 양해를 구했다고 전했다.

이에 거창군의회 이성복 군의장은 거창군 최종승 문화관광과장으로부터 2번에 걸친 보고를 받은 사실은 있지만 거창군의 입장을 이해하거나 양해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거창군 입장을 전달받고 이해하거나 양해를 했다면 지난 3일 거창군의회 주례회의에서 다수의 군의원이 이의를 제기하고 답변에 나선 거창군 공무원이 이에 반발 해 있을 수 없는 불미스런 행동을 하는 사태가 발생했겠느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올해로 제28회째를 맞는 거창국제연극제는 초기 수 회를 제외하고는 매년 수억 원의 국.도.군비를 보조받아 개최되었고 대부분의 연극작품도 외부 극단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재정적인 자립도와 연극제를 주관하는 거창연극육성진흥회와 연극제를 후원하고 개최하는 거창군 자체적인 창작 작품이 거의 전무한 상태여서 소위 ‘물먹는 하마’가 되어 국민 혈세만 낭비하는 백해무익한 동네 연극제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역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어 거창군의 전향적인 자세와 거창연극육성진흥회의 대혁신이 불가피하고 군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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