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스승의 날이다. 스승의 날은 은사와 스승의 은혜를 되새기고 감사의 뜻을 전하는 날로, 1965년 제정됐다. 우리나라는 언제부터 ‘스승의 날’을 기념하기 시작했을까. 스승의 날은 1958년 5월 8일 청소년 적십자 단원들이 세계 적십자의 날을 맞아 병중이거나 퇴직한 은사들을 위문하면서 시작됐다.

이를 계기로 1963년 청소년적십자사 중앙학생협의회에서 5월 24일을 ‘은사의 날’로 정했고 이듬해 ‘스승의 날’로 명칭을 변경하면서 5월 26일을 기념일로 정했다. 1965년에는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고 지식·윤리 보급에 힘썼으며 과학 경제 국방 문화 등 많은 분야에서 업적을 남긴 ‘겨레의 영원한 스승’이라는 국민들의 염원을 담아 세종대왕의 탄신일인 5월 15일로 날짜를 변경했다.

스승은 우리나라에서 특별한 존재다. 단순한 지식전달자가 아니라 삶을 인도하고 지혜를 가르치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감사함을 전하려는 제자의 발걸음은 바삐 움직인다. 아마도 세종대왕이 우리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스승으로 우리민족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일 수 있다. 이런 발상은 아마도 스승에 대한 존경심이 컸기 때문이며 또 스승은 위대한 존재로 존경받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되었을 수 있다.

그런 스승의 날이 한때 존폐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1973년 정부는 촌지 등 공무원의 부조리를 없애고 건전한 국민정신을 함양한다는 취지로 사은행사를 규제하면서 기념일을 폐지한 바 있다. 그러나 “소탐대실(小貪大失)”이란 위기에 봉착한 나머지 국가의 백년대계를 짊어지고 나갈 젊은이들에게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에 걸 맞는 스승 공경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1982년 다시 채택했다.

오늘은 교사의 날이 아니고 스승의 날이다. 교사는 누구나 쉽게 접하고 만날 수 있는 편한 분 같은데, 스승은 그와는 좀 달리 마음속 깊이 자리하고 계시지만 좀 멀리 높이 존재하신 그 어떤 권위가 느껴지는 분이다. 스승의 은혜 노래 가사에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지네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주신 스승은 마음의 어버이이시다'에서도 그러한 권위가 담겨 있다.

간혹 자기에게는 진정한 스승이 없다고 말하는 이가 있기도 하다. 그런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학교를 다니는 동안 선생님으로부터 평생 잊지 못할 상처를 입었다고 분노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혹은 특정 선생님의 극심한 편애에 의한 피해를 기억하기도 하며, 너무도 억울하고 가혹한 체벌의 기억으로 학창시절의 일정부분을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진정으로 내 자신의 올바른 성장을 소망한다면 학교에서 선생님의 가르침을 잘 받고 항상 고마워하는 마음을 갖도록 아침저녁으로 끊임없이 당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스승의 제자사랑은 칭찬과 상을 통해서도 베풀어지지만 잘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꾸중과 벌조차 생략된다면 그건 올바른 교육애와는 거리가 멀다. 정당한 지도마저 수용하지 못하는 태도는 장차 삶의 과정에서 쉽게 좌절하거나 사회생활이나 직장생활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렵게 될 수도 있으므로 그런 사람을 볼 때면 염려가 되기도 한다.

고기잡이 밖에는 몰랐던 어부 베드로에게 자신을 따르라고 했던 예수의 가르침에 두말없이 그물을 버리고 스승을 택한 베드로, 달마의 가르침을 따르고자 눈밭에서 애타게 청했으나 받아주지 않자 미련 없이 자신의 왼팔을 잘라 던져버림으로써 구도의 결심을 보이고 결국 달마의 제자가 된 혜가의 이야기는 너무도 극적이고 감동적이다.

제자를 가르치는 모든 스승들은 하나같이 참스승이 되고자 하나 그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다만 “참되려고 노력하고 노력하다보면 어찌 참에 가까워지지 않겠는가”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성실하게 가르칠 따름이다.

▲ 발행인 백승안

이에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때론 칭찬과 격려로 또 때로는 꾸중과 매서움으로 우리를 가르치시며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하는데 도움을 주셨던 스승을 내가 세상에 태어나 소중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생명을 주신 부모님을 공경하고 생각하는 어버이날과 같은 하루가 되었으면 한다. 오늘 스승의 날 부디 모든 선생님들에게 행복한 하루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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