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인 백승안

거창군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또한 인사 공정성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민선시대 이후 자치단체의 인사 때마다 승진이나 중요보직을 맡은 공무원이 선거 때 지지를 했던 공무원인지 아니면 상대 후보를 지지했던 공무원인지를 놓고 결정되는 것이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인사에 대한 불만이 인사 때마다 터져 나왔다. 특히 공무원이 선거개입 정도가 인사의 주 원칙이라는 주장은 일그러진 공무원 사회의 일면을 나타내는 것이며 세금으로 보수를 받는 공복(公僕)으로서 민(民)을 위해 사명을 다해야 할 공무원 사회에서 소수의 핵심 고위공직자들의 주관적인 인사권 남용과 같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조직관리에 있어 ‘인사는 만사’라고 표현될 정도로 중요한 부분이며 사실상 공무원의 선거 참여여부도 인사에 주안점을 두는 것이 현실이다. 거창군 공무원 사회에서 끊임없이 제기된 주장이기 때문에 이제라도 정치 공무원의 연결고리를 철저하게 끊고 조직관리에 치명적인 인사잡음을 없애는 일은 한시가 급한 사안이다.

또한 아직까지 선거 참여도에 따라 인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에 대한 사실여부를 떠나 거창군이 심사숙고해야 할 대목이다. 거창군뿐만 아니라 모든 광역 및 기초단체에서 인사에 대한 잡음이 일고 불만을 갖는 공무원이 발생하는 것은 이제 당연스런 일이 돼 버렸다.

그래서 일부 공무원들은 다음 선거 때는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전력으로 지원하겠다는 말을 서슴치 않는다. 어차피 승진이나 주요보직을 맡기 위해서는 선거기간 당선된 후보를 지원했는지 여부가 가장 큰 관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다시 한 번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일반 서민사회를 이끌어 나가고 공공의 일을 담당하는 공무원사회가 자신의 능력과 기여도에 따라 평가받지 못하고 선거의 개입여부에 따라 평점이 이뤄진다면 어떤 공무원이 맡은바 임무를 충실히 하려고 하겠는가. 더구나 공무원의 선거운동 개입은 엄연한 불법 선거운동이다.

이런 불법을 자행한 공무원들을 중용하는 자치단체장도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그렇게 해서라도 승진과 주요보직을 차지하겠다는 공무원의 태도는 지역사회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임에 틀림없다. 여러 사람들이 모여 일을 처리하는 곳이니 만큼 인사에 이견이 있을 수 없겠지만 인사에 대한 불만이 선거참여도로 나타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50일 전 그동안 거창군의 발전과 군민 화합을 발목 잡아왔던 군수 궐위로 인한 공백을 끝내고 군의 희망과 군민 행복의 발판을 만들어 나아가기 시작했지만 2년 후면 우리는 또 한 번의 선택을 해야 한다. 그런데 선거가 또 다시 공무원들의 줄서기로 점철된다면 지역의 발전은 그만큼 요원한 일일 수밖에 없다.

다행이도 지난 4.13 군수재선거에서 당선된 양동인 거창군수는 공무원들의 선거개입으로 인한 지원을 받지 않았고 특히 ‘분열에서 통합으로’란 슬로건으로 선거에 임했다. 따라서 양 군수 취임 후 처음으로 맞는 이번 정기인사에 대한 거창군 공무원들의 기대와 군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양 군수가 기회 있을 때 마다 공언해 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치적으로 외면당하고 민선군수의 다음 선거를 염두에 둔 승진과 주요보직 부여 인사 관행에서 탈피해 연공서열과 근무평점 그리고 다양한 다면평가 인사시스템에 의한 객관적인 데이터에 근거한 인사제도와 공무원사회 구성원 절대다수가 인정하는 발탁인사제도를 적절하게 활용할 것이란 의중을 피력한 바 있다.

공무원에게 민간에 비해 더욱 높은 윤리의식과 책임성을 요구하고 있다. 세금으로 보수를 받는 데다 공무원이 갖고 있는 권한에 따른 행정작용이 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고위공직자들의 일탈에 대한 처벌부터 엄격하고 단호해야 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성과주의와 청렴성 그리고 책임행정에 대한 제고가 개별 공무원이나 중하위 공직자에 지나치게 초점을 두는 식으로 나타나선 실효를 거두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제는 공무원 사회를 병들게 하고 군민들을 불행의 나락으로 추락시키는 불공정한 공무원 인사의 폐단을 근절하고 업무능력, 청렴도와 도덕성 등 공직자로서의 사명감을 두루 갖춘 공무원이 인사 철이 되고 승진 기회에 있어도 불안 해 하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로 거창군 공무원사회의 내부만족도를 수직상승 시키고 청렴도 향상과 거창군의 친절 전도사들을 양성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아울러 업무성과가 우수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구분하는 것은 인사관리의 기본 취지를 살려야 한다. 공직사회에서 업무 평가를 외면하면 무사안일에서 벗어날 길을 찾지 못할 것이다. 일 안하는 공무원에게 설 땅이 없어지는 것은 사회정의에도 부합한다. 복지부동이라는 질타를 받아온 공직사회가 환골탈태하는 계기로 삼는 인사를 단행하는 거창군으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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