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인 백승안

거창이 민선 6기를 거치면서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지난 해 6.4지방선거를 통해 이홍기군수가 57.2%란 압도적인 지지로 재선에 성공해서 힘찬 출발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고 출발한 민선 6기의 거창군이 1여년 동안 행정과 민이 물과 기름이 되어 혼란과 분열, 불신과 갈등의 몸살을 겪으면서 허송세월을 보냈다.

그런 와중에 이홍기 군수가 공직선거법위반으로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아 군수직을 유지할 수 없는 절대절명의 안타까운 위기에 처해있다. 이홍기군수 개인에게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거창군민에게도 불행한 일이다.

과연 이홍기 군수 혼자만의 책임일까

그렇지 않다. 이홍기 군수 역시 우리와 같은 평범한 한 사람일 뿐이다. 그런 그에게 감당 할 수 없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한 우리 모두의 책임일 것이다. 개인적인 친분을 뒷배로 여기고 부담을 준 지인들, 지혜로운 선택과 현명한 판단을 가로막는 인(人)의 장막으로 우매함을 강요한 측근들, 옳지 못함을 보고도 직언하지 못한 공무원들, 지지하지 않은 군수라 하여 딴지걸고 어깃장만 놓은 다른 사람 등 우리 자신들 모두가 위기의 현실 앞에서 고통 받아야 할 불행한 거창의 운명에 대한 공동 책임자인 것이다.

나와 다르고 나를 지지하지 않는다하여 무시하거나 외면하지 않아야 하고 오히려 나와 같지 않은 생각을 더욱 존중해야 하며 다름을 옳지 않음으로 왜곡하지 않아야 한다. 안정을 꾀하는 보수주의자는 개혁을 지향하는 진보세력을 존중하지 않으면 공정할 수 없고, 소수가 다수를 인정하지 않으면 자유민주주의가 파괴되고, 갑(甲)이 을(乙)의 존재를 부정하면 독선을 면치 못 할 것이다.

돌이켜 봐야 한다.

지난 6.4지방선거운동 기간에 일부 후보들의 의혹제기로 발발한 거창교도소 유치 과정의 부적절함에 대한 규명이 선거 직후 진정성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이루어졌다면 오늘의 위기는 직면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불변의 입장을 고수한 채 부적절한 행정에 항의하는 일부 군민들의 요구에 즉각 응해서 해명하고자하는 태도를 보였더라면 지금과 같은 안타까운 아픔은 겪지 않았을 것이다.

관(官)은 민(民)의 요청이 있으면 언제라도 태도를 바꿔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이런 관(官)이 민(民)에 대응해서 불변의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갑(甲)을(乙)관계와 주(主)종(從)관계를 착각하는 어리석은 관(官)인 것이다. 비록 민의(民意)가 대의(大意)에 어긋난다 하더라도 충분한 설득의 과정을 거쳐야 하고 자신의 어긋남을 인정 할 수 있도록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것이 관(官)의 책무이다.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위기라고 여길 때가 기회라는 말을 상기해야 한다. 6만5천여 거창군민에게 위기가 직면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낙담만하고 안주할 수 있는 여유가 우리에게는 없다. 우리가 잠시 머뭇거림으로 주춤할 때 함양.산청은 물론 모든 지자체는 행복한 삶을 추구하기 위해 무한경쟁의 다툼에서 앞서나가고자 질주한다. 거창의 민선6기 이홍기 군수가 설사 채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중도 하차한다 해도 거창군은 영구적이고 거창군민은 영원할 수밖에 없다. 시름에 빠지지 말고 일어서야 한다.

또한 이홍기 군수의 신변이 최종적이지 않다. 불가능할 것만 같던 일들도 우리는 가끔 가능함을 체험한다. 비록 현실적이지 못하더라도 포기하고 낙담하는 것보다 희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더욱 아름다울 것이다. 한편 우리 거창군민에게는 힘듦을 이겨낼 수있는 끈기가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내 혼자의 힘은 비록 나약하다 하여도 너와 나 그리고 우리 모두가 하나로 모은 힘은 무한정이다. 경남의 교육도시 거창, 전국귀농귀촌 1번지 거창, 서부경남 행정도시 거창, 청정환경 관광도시 거창의 자부심을 6만5천여 군민과 50만 향우들이 기필코 지켜야 할 사명이다.

행복은 그곳에 있다.

시기와 비난 대신 존중과 칭찬으로 신뢰와 이해가 살아 숨쉬는 행복한 거창을 만드는 일에 다함께 나아가는 공동운명체 의식을 갖춰야 한다. 남의 약점을 허물로 삼아 곤경에 빠뜨려서는 안 된다. 정당하거나 합법적이지 않은 편법으로 작은 이익과 조금의 혜택을 기대해서도 안 된다. 약한 사람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자신이 가진 것이 많다하여 과시하지 않아야 한다.

불의와 불법에 편승해서 어떤 것도 누리려 해서는 안 된다. 이러함만이라도 근절되고 상호 감시하고 자신이 깨우친다면 분명 우리는 행복한 삶을 누리게 되고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될 것이다. 아픔과 불행은 서로 나누고 행복과 기쁨은 함께 하는 신바람 나고 살기 좋은 거창을 만드는 일에 다함께 나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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