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의 많은 관심 중 하나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다.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으로 2016년 9월 28일부터 시행된다.

이 법의 시행으로 공직자와 언론사 임직원, 사립학교와 유치원 임직원, 사학재단 이사장과 이사는 직무관련성이나 대가성에 상관없이 본인이나 배우자가 100만원을 넘는 금품 또는 향응을 받으면 무조건 형사처벌을 받는다.

논란이 되는 것은 공직자 등이 직무관련인으로부터 3만원 이상의 식사 대접을 받으면 과태료를 내야하는 것과 공직자 등이 받을 수 있는 선물 가격이 5만으로 정해진 것이다. 기존에 선물비용에 대한 상한액이 없었다는 점에서 선물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셈이다.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식사와 선물 등 접대와 청탁이 모두 제재 대상이 됨에 따라 우리 경제의 소비 위축에 따른 경기 침체를 우려하고 있다. 여기서 구체적으로 경제의 논리를 언급하기보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은 공직자들의 윤리적 기본자세를 정립한다고 생각한다.

최근의 ‘주식대박 사건’으로 검찰조사를 받던 진경준 검사장이 넥슨 비상장 주식을 공짜로 받았다는 사실 등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에 해당된다고 검찰이 판단해서 긴급체포 후 구속된 일이나 국민을 개, 돼지에 비유하며 망언을 한 나향욱 교육부 정책 기획관의 파면결정 등도 공직자의 윤리적 기본자세가 문제된 사건이다. 언론에 한번씩 오르내리는 공무원들의 비리, 부패, 부적절한 행동들은 국민들에게 충격을 넘어 국민들을 망연자실하게 만든다.

어려운 경찰공무원시험에 합격해서 이제 막 중앙경찰학교를 졸업하고 일선현장에서 열심히 근무하는 순경으로서 한번씩 일어나는 공무원의 비리, 부패, 부적절한 행동들은 국민들뿐만 아니라 같은 공직자들의 사기를 깎아 내리기에 충분하고도 넘치는 일이다.

최근의 비리나 부패, 부적절한 행동이 검찰의 수사권 독점 문제나 공무원 조직의 시스템의 문제 또는 개인적인 일탈 문제로 치부하기보다 근본적 원인은 공직자 윤리의 부재(不在)에서 찾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험공부와 중앙경찰학교에서 배웠던 국가공무원법, 공직자윤리법, 경찰공무원복무규정에서 청렴의무, 품위유지의무, 성실의무 등을 글이나 문자로만 알았다면 일선현장에 배치된 이후로는 몸소 실천하고 반드시 지켜야하는 강제규범이 되어있다. 이러한 공직자 윤리의 부재(不在)를 간과한다면 이와 같은 비리, 부패사건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당연하게 될 것이다.

순경으로 갓 경찰업무를 배워나가는 신입으로 선배경찰관들의 근무시 행동들은 나에게 실전교과서이자 모범이 된다. 한 예로 선배경찰관과 신호위반 단속 근무 중 지인의 위반행위에 대해서도 흐트러짐 없이 규정에 따라서 처리하는 것이나 특별한 것이 없는 지역주민과의 식사 권유 자리도 거절하는 선배경찰관들의 행동은 공직자 윤리를 몸소 실천하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우리사회는 과정보다 결과를 더욱 중시해서 경제개발과 성장을 이끌어 냈다면 현재 우리사회는 과거에 만연했던 부정과 비리를 무시하며 만든 결과보다는 공정하고 투명하고 적법절차에 맞는 과정에 따른 결과를 요구하고 있다.

변화하는 사회 인식의 과도기에 공무원의 공직자 윤리는 더욱 중요하고 필요하다. 옛 속담에 “배밭에서는 갓끈도 매지 말고 참외밭에선 신발 끈도 매지 말라”는 말이 있다. 공직자 윤리에서 바라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본다.

곧 시행되는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경제적인 부분에서 약간의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이 법안의 기본취지 또한 가장 기본인 공직자 윤리 확립일 것이다.

국민의 봉사자로서, 국민의 세금을 받는 공직자들은 더욱 더 엄격히 공직자 윤리를 지켜 나가야 하며, 이러한 공직자 윤리의 엄격한 실천은 어느새 우리 사회를 학연, 지연을 통한 비리, 청탁의 문제해결 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고 적법절차에 맞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사회를 만든다.

단지 몇 사람의 공직자 비리, 부패로 지금도 현장에서 땀 흘리며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공직자들이 함께 매도(賣渡)되지 않도록 공직자 윤리를 철저히 지키고 감독하여 튼튼한 대한민국이 되는데 밑거름이 되는 공직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남해경찰서 미조파출소 순경 정희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