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창경찰서 민다예

나는 제복을 입고 근무하는 새내기 경찰관이다. 지구대 순찰팀의 막내로 부족한 게 많다.

거창경찰서에서 첫 경찰의 날을 맞아 감회가 남달랐다. 부모님의 축하 전화도 잠시, 지난 19일 서울 오패산 인근에서 불의의 총격에 순직하신 故 김창호 경감님 생각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책임감, 희생, 명예’는 제복의 또 다른 이름이다. ‘두려움을 느끼기 전에 몸이 먼저 반응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라”는 가장 ‘고귀한 명령’을 수행하다가 유명을 달리한 경찰관들이 많다.

경찰청에 따르면, 창설 이래 순직은 13,704명, 공상은 5,3661명이며, 2011년부 2016년 8월까지 84명의 경찰관이 직무수행 중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제복은 두려움을 이기고 ‘초인적인 힘’을 내게 하는 마법이 있다. 타오르는 불길 속으로 달려가 할머니를 구하고, 아이가 탄 차량이 굴러가는 것을 보고 온 몸으로 막아내는 등 귀감이 되는 사례도 많다.

최근, 우리 지구대 선배 경찰관들이 심야 근무 시간에 ‘자살 하겠다’며 강물에 뛰어든 30대 여성을 구한 일은 내게 감동을 주었다.

술에 취해 지구대로 찾아와 비인격적인 말을 하며 시비를 걸면서 업무에 지장을 주는 경우가 많다. 이래서는 곤란하다. 제복이 존중받는 사회가 선진국이다.

일상의 ‘안전과 행복’에 경찰, 군인, 소방관 등 제복의 수고로움과 희생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오늘 아침, 내가 입고 있는 제복의 무게를 느낀다.

거창경찰서 민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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