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경남뉴스 발행인 백승안

대한민국이 임금 덕에 나팔 불고자 했던 사람들에 의해 국정농단이 이루어지고 급기야 대통령이 탄핵의 위기에 내몰려서 대통령이 청와대 관저에 유폐(?)되어 헌법재판소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고, 그럼에도 화가 풀리지 않은 국민들이 여전히 촛불을 들고 광장에 모여 대통령 즉각 하야를 외치고 있다.

최고의 지성인 교수들은 올해의 사자성어를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 있다’는 뜻의 君舟民水(군주민수)를 선정하고 국가의 혼란과 국민들의 불행을 우려하면서 책임 있는 국가지도층과 정치권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했다.

헌정사에 있어 전대미문의 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적 혼란을 지켜보고 있는 거창지역 정가에서도 지난 4.13 군수재선거에서 당선된 양동인 군수 취임으로 그동안의 군수 공백으로 주춤했던 지역발전과 심각한 지역민심 갈등을 해소할 해법을 제시할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군정 곳곳에서 부족함이 드러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양 군수 취임 후 두 번째 정기인사로서 2017년 1월 초 단행될 2017년 상반기 정기인사가 초읽기에 들어가자 연공서열과 전문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파격적으로 단행된 지난 2016년도 하반기 거창군 정기인사를 경험한 거창군 공직사회와 이를 지켜본 지역 정가의 관심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직사회에서는 ‘인사(人事)가 곧 만사(萬事)’라는 말이 정설로 되어있다. 소통과 이해를 중시하지 않고 일방적인 인사를 단행하면 공무원들이 조직운영을 신뢰하지 않고, 공직자로써의 소명의식마저 잃어버리게 된다. 공직자가 행복해야 주민이 받는 행정서비스의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공명정대하고 투명한 탕평인사로 다수의 공직자들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논공행상(論功行賞. 공적의 크고 작음 따위를 논의하여 그에 알맞은 상을 줌)을 적절하게 적용하는 인사가 공직사회에서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공직자들에게는 업무수행 능력과 기여도와 업무공적 등을 고려한 논공행상이 인사의 잣대가 되어야 한다. 인맥과 금품 등이 논공행상에 영향을 미치면 안 된다.

공직자들의 인사뿐만 아니라 군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유관기관과 위탁업체 그리고 각종 심의위원회 등의 관계자 추천 또는 선정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도덕성과 전문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고 인맥을 염두에 둔 측근들에 대한 선심성, 보은성 선정 또는 위촉은 엄격하게 배제되어야 한다.

군정 수행 있어 공조직에 대한 믿음과 활용도 인사 못지않게 중요하다. 공채시험의 어려운 관문을 뚫고 합격해서 공무원이 되어 길게는 수십년 공직생활을 한 공직자들에 대한 무한 신뢰가 절대적이며 그들의 의견과 업무수행 추진과정을 존중해야 한다.

오랜 경험을 토대로 탁월한 전문적인 업무 능력을 두루 갖춘 공무원들의 조언과 쓴소리를 무시하고 전문성 없고 단소리만 하면서 읍소하는 인맥에 의한 비선을 활용하는 군정을 수행한다면 공직기강은 확립할 수 없고 미래지향적인 비전이 실종될 뿐 아니라 건강하고 청렴한 공직사회 풍토 조성은 불가능한 반면 비선실세에 의한 부정부패. 비리청탁 위험에 노출되어 불신과 불안정에 고통 받는 불행을 맞게 된다.

이미 소위 선거공신, 친인척들이 군행정과 관련된 각종 유관기관, 위탁시설, 심의위원회 등에 대거 포진해 있고 거창군 인사에까지 직.간접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카더라’식의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산되고 있다. 굳이 변명과 해명에 급급하기보다 어려울 때 힘이 되어 준 최순실에게 경계의 담을 낮추었다가 탄핵의 위기를 맞은 박근혜 대통령의 불행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따라서 ‘인사(人事)가 곧 만사(萬事)’라는 정설이 공연불에 거치지 않는 탕평인사 단행과 비선실세를 양산해서 ‘원님 덕에 나팔 부는 사람들’이 생겨나도록 하는 우를 범하지 말고 700여 거창군 공직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공직자로서의 사명감을 고취시켜 ‘원님 덕에 행복해지는 거창’을 만들어 줄 것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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