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상임위에서 대정부 질의하는 박민식 의원

강직한 검사출신의 박민식(사진) 의원은 거창군 신원면 출신이다. 재선인 박 의원의 지역구는 부산 구포시장을 끼고 있는 지역이다. 지난 6.4지방선거 새누리당 부산광역시장 후보경선에 도전, 근소한 차로 경선에 실패 파란을 일으켜 주목을 받았다.

박 의원의 국회 입법 활동은 일 잘하는 의원으로 소문났다. 무엇보다 지역구 현안을 위해서는 발벗고 나서서 챙기는 것은 물론 특히 장애우과 사회적 약자층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 그래서인지 지역에 가보면 장애인들을 위한 국내 최초로 무장애숲길을 만들어 장애인들의 사랑을 받는 등 장애인들의 벗이 되고자 노력하는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또 국회에서는 장애인 복지와 관련한 정책 개발과 미성년자 성폭력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과 성도착증 등 성범죄자에 대해서는 약물을 투여하는 ‘화학적 거세를 규정한 법률’을 대표 발의하는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의정활동에 있어서도 맹활약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사회적 약자와 장애인들의 권익을 위해 애쓰는 박 의원을 만나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인터넷검색을 해보았더니 박 의원님께서 장애인 권익을 위해 많은 일을 하셨더군요. 의회 진출 후 장애인을 위한 입법활동은.

▲제 지역구인 북구에도 많은 장애인 분들이 거주하고 계신다.늘 많은 부분에 신경 쓰고, 도움이 되는 일들을 하고자 노력한다. 그 중 가장 제 기억에 남고, 장애인 여러분께 진심으로 칭찬 받은 것을 꼽자면 전국 최초의 ‘무장애 숲길’을 지역구인 북구에 개설한 것이다.

‘다리가 불편하더라도, 휠체어를 타고서라도 쉽게 산에 오를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구상에서 시작된 것이 ‘무장애 숲길’이다. 나무 데크를 활용, 좁고 가파른 길을 넓고 완만한 산책로로 바꾼 것으로 거동이 불편하신 분이나, 휠체어를 이용하시는 분들도 마음껏 산에 올라 산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다수의 타 지역에서도 이 사업을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도 장애인 여러분을 위한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사업들을 구상하고, 실행해 나갈 예정이다.

-의원님은 2014년 3월 6일 부산장애인종합회관에서 ‘찾아가는 정책세미나-장애인을 위한 희망약속’을 개최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의원님은 부산 17만 장애인들을 위한 정책대안을 찾기 위한 진지한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이날 세미나에서 의원님은 ‘당당하게 누리는 복지’, ‘10분 응급체계와 사회적 약자 케어시스템의 확립’, ‘생활영역별 맞춤형 급여체계의 구축’등이 장애인 복지 방안으로 거론됐습니다. 이를 쉽게 좀 풀이해주시면.

▲장애인 정책은 다양한 정책보다는 기존 정책들의 효율적 활용, 실생활에 대한 현실적 적용에 대한 고민이 우선되어야 한다. 장애인의 현실적인 문제는 사회로부터의 고립이다.집 앞을 나서면서부터 움직이는 것을 걱정하고, 이웃들과 함께 활동하지 못해 사회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장애인들이 이웃들과 함께 동등하게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것이 당당하게 누리는 복지의 첫 시작이다. 10분 응급체계와 사회적 약자 케어시스템의 확립 역시 장애인의 사회고립 문제 해결의 연장선상에서 봐야 한다. 위급상황 발생시,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 스스로가 안전 시스템이 장애인을 찾아와 그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토록 하는 ‘찾아가는 서비스 체계 구축’의 개념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장애인의 경제적, 사회적 자립이다. 장애인의 취업지원, 생산품 우선구매제도 등을 통해 자립 여건을 만들어 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장애인이 우리 사회에서 동등한 위치에 설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근본적인 해결 방법일 것이다.

미성년자에 대한 성범죄, 엄벌에 처해야

- 2011년 의원님은 미성년자 성폭력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범죄에 대해 △공소시효 폐지 △선고유예 배제 △작량감경 금지 △법률상 감경사유와 횟수를 제한해 집행유예 방지 등입니다. 이 개정안은 어떻게 됐나.

▲13세 미만과 장애인에 대한 공소시효를 폐지 부분은 통과 되었으나, 작량감경 배제, 선고유예 배제 부분은 논의과정에서 반영되지 않아 아쉽다. 미성년자에 대한 성범죄, 특히 13세 미만의 아동에 대한 성범죄는 신체적인 상처뿐만 아니라 마음의 상처를 남긴다. 평생 고통의 트라우마 속에서 살아야 하는 아이를 생각하면 이는 영혼의 살인과도 같다. 단순히 성범죄로 취급해선 안 되므로 처벌 기준이 강화되어야 하며, 아울러 피해자 보호에도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장애인도 마찬가지다.

-의원님은 영화 '도가니'를 통해 이슈화 된 '인화학교 사건'의 예를 들어 작량감경 금지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작량감경 금지 필요성이란 뭔가.

▲작량감경은 판사가 피고인에 대해서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일정 허용 범위 내에서 형량을 깎아 주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정해진 형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판사가 형량을 정함에 있어 재량을 가진다는 의미다. 그러다보니 판사가 제멋대로 선고형을 정하는 경우가 많다는 비판이 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로또판사, 고무줄 판결이라는 비판도 이에서 비롯된 바 있다. 범죄의 경중과 여러 사정을 따져 적용할 수는 있겠지만, 성범죄, 특히 아동 대상 성범죄에 대해서는 이러한 작량감경은 금지되는 것이 맞다는 게 내 생각이다.

-현재 우리나라 장애인을 위해 꼭 해야 할 복지방안은.

▲앞서도 말했지만, 평등해야 한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 또한 개선되어야 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이 불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지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장애인 복지 정책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공공시설물, 대중교통 경우 장애인 이용을 배려하도록 개선되어왔다. 하지만 아직 많이 부족한 수준이다. 장애인이 일상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발생하는 불편함을 없애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장애인의 사회 참여 확대를 통해 자립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장애인이라는 낙인효과가 취업 활동이나 사회활동에 제약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정부와 국회가 장애인의 사회생활과 직업활동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 지원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감동을 받은 장애인이 있다면

-추억을 회고컨대 가족 중 혹은 친구 중 기억에 남는 인물과 그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으시면 좀 들려주시죠.

▲지역에 장애인분들이 많이 거주한다. 그런 분들 때문에 아이디어를 낸 게 무장애 숲길이다. 무장애 숲길 개통 이후, 장애인 분들과 함께 등반행사를 했는데, 그 당시 휠체어를 탄 어느 분이 너무나 고맙다고 인사를 하며 눈물을 글썽이시던 기억이 난다. 장애를 가지지 않은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일들이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불편하고 부러운 일이 될 수 있는지 그 때 알았다.

-감동을 받은 장애인이 있다면.

▲장애를 갖고 계심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열정으로 의정활동에 임하시는 여러 의원들이 있지만,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상민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어린 시절부터 소아마비 장애로 고생하셨음에도 불구하고, 늘 보면 긍정적이고 매사에 열심이다. 여야, 좌우의 이념을 떠나 불편한 가운데서 늘 남들보다 배로 노력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열정과 긍정의 에너지를 잃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 본받을 만한 점이다.

-장애인에게 격려가 될 수 있는 名句 하나를 전해주신다면.

▲세상은 고난으로 가득하지만, 고난의 극복으로도 가득하다. (Although the world is full of suffering, it is full also of the overcoming of it. ) -헬렌 켈러 (Helen Keller)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조금 불편함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어떤 목표를 세우고 이뤄가는 과정에서 누구나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어려움을 극복해내느냐, 아님 피하고 무릎 꿇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지기도 한다. 고난 속 분투 끝에 성공을 거머쥐는 사람의 모습은 항상 아름답다. 이제 장애인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에 담겨야 할 것은 측은지심이 아닌 우리 사회의 동등한 일원이 불편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보내는 응원과 격려가 되어야 할 것이다. 나 역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이 없어지는 날이 올 때까지 항상 응원하고 노력할 생각이다.

▶박민식 의원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외무고시와 사법고시 양과를 합격했다. 외무부를 거쳐 검사가 돼 주요 보직을 거쳐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주임검사를 끝으로 공직을 떠났다.

특히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주임검사시절에는 X파일 사건으로 안기부 최초 압수수색이라는 기록을 남겼고, 또 당시 권력의 중심 수장이었던 신건.임동원 안기부장을 정권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구속기소하는 등 불도저 검사로 이름을 떨쳤다. 이후 검찰의 기대주로 촉망받으면서 앞날이 창창했다. 하지만 검찰의 말류에도 불구하고 일신상의 이유로 검찰에 전격 사표를 제출하고 2년여간의 변호사 활동을 거쳐 현재의 지역구에서 공천을 받아 재선의원으로서 지역구와 국회를 오가며 맹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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