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남뉴스 백승안 기자] 학교앞교도소반대 범거창군민대책위원회(아래 범대위)가 13일, 학부모 모임 결성 3주년 기념행사를 끝으로 ‘범대위 활동을 접고 잠시 쉬어가겠다’라고 선언했다.

범대위는 ‘여름 별빛 눈부신 날에 끝나지 않은 이야기’라는 주제로 군청 앞 광장에서 학부모 모임 결성 3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학교 앞 교도소 반대’에 앞장섰던 학부모와 지역주민, 학생 등 150여 명이 참석해 지난 4년을 회상하며 서로의 마음을 다독였다.

범대위는 이날 행사에서 4기 집행부의 해산을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교도소 이전 공약’을 지키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입당’이라는 정치적 결단을 하고 실천에 옮기고 있는 양동인 군수와 작년 여름 거창을 방문해 ‘거창교도소 문제가 거창군민이 바라는 대로 해결될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밝혔던 문재인 대통령 믿고 잠시 쉬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연숙 학부모는 경과보고를 통해 “지난 3년 동안 학부모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통해 범대위를 결성해 범군민 운동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군민의 동의와 지지를 받으며 학교앞교도소를 반대하는 군수를 탄생시키는 등 눈부신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소개하고 “이제 학교앞교도소 이전에 많은 도움을 주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이 되었고 ‘끝까지 함께하겠노라’고 약속했던 문재인 대통령님도 계시고 우리 대신 짐을 짊어지시겠다는 양동인 군수님도 계신만큼 이제 우리 학부모들은 길고긴 시간동안의 투쟁으로 지친 심신에 잠시 휴식시간을 주려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학부모 궐기 3주년 기념식을 끝으로 투쟁을 위한 집회가 마지막이길 바란다”며 “다음 집회는 투쟁 승리의 집회, 기쁨과 환호로 가득한 웃음꽃 피는 마지막 정리 집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민주당과 군수님이 교도소가 들어서는 것을 막는데 최선을 다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는 학부모가 거리에 서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라는 간절한 바람과 함께 긴 시간 투쟁을 하면서 혹여 생겨난 서로의 가슴속 아픔을 깨끗하게 치유하고 서로를 격려하며 따뜻하게 안아달라고 당부했다.

범대위 김은옥 학부모 대표는 성명서를 통해 “2014년 초여름에 시작된 반대운동은 들불처럼 번져 4년을 이어와 현재 공사 중단상태에 이르렀고, 신성범 국회의원의 낙선, 교반 군수와 동조의 뜻을 가진 국회의원을 세우는 등 군민적 심판도 내렸다”라며 “초등학생 등교거부운동과 국회・법무부 상경 시위, 천막농성 등 주민의 궐기는 강렬한 항의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양동인 군수가 확고한 외곽이전 의지를 밝히며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고,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 또한 교도소 이전을 약속한바 있어 이제 모든 것을 맡기고 잠시 물러나 있을 것”이라며 “당분간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며 군수와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에 역할을 일임하고 ‘여름별빛 눈부신 날에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해피엔딩’으로 끝맺을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은옥 대표는 △학교 앞 교도소 반대 원점 재검토 △명의도용 서명에 대한 신속한 수사 △민주적인 절차로 대체부지 선정 △교도소 반대세력 결집 등을 당부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양동인 군수가 함께 해 범대위의 노고를 격려하고 학부모 모임 결성 3주년 기념식을 축하했다. 양동인 군수는 “3년 이상의 기간 동안 많은 일을 해내셨고 많은 학부모들이 형사처벌까지 받는 등 많은 고통도 겪어오셨다”라며 “아쉬운 부분은 아직 교도소 이전이 확정되었다는 말씀을 드릴 수 없다는 사실이다. 여러분들이 열심히 해주셨는데도 그 이야기를 끝내지 못하게 한 점 저의 책임이 크다”라며 안타까워 했다.

이어 “이제 범대위가 지난 4년간 짊어지고 온 무거운 짐 제가 지고 가겠다. 거창군민들이 바라고 거창군의 백년대계를 위해 반드시 현 위치가 아닌 외곽지로 이전하도록 하겠다”라면서 “학교와 주거단지가 밀집되어 있는 도심 인근의 교도소 신축 반대는 포기할 수 없는 거창군민의 뜻이고 저의 흔들림 없는 의지인 만큼 분명 우리의 꿈은 이루어 질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동안 거창군에서는 새정부 출범이후 더불어민주당 내 중진 국회의원과 박주민 의원 등과 협의과정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동시에 청와대에도 양동인 군수가 직접 지역현안 문제인 교도소 이전을 청원해 놓은 상태여서 양 군수의 민주당 입당과 함께 청와대와 협의가 초읽기에 들어가 학교앞교도소 외곽 이전에 힘을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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