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인 백승안

[매일경남뉴스 백승안 기자] 출범 16개월을 넘긴 양동인 거창군수의 군정 수행에 대해 ‘마이웨이 불통행정’, ‘독선적인 일방행정’을 펼침으로 인해 군정이 역주행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중론을 이루고 있다.

‘나 아니면 안 된다’, ‘누구를 믿을 수 있는가’라는 전근대적인 독불장군식 철학과 상명하복의 구시대적인 관료주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충언하는 공무원의 의견을 묵살하고 비판하는 언론을 적대시하고 직언하는 주민을 외면하는 불신과 편견의 편가르기 군정을 이끌고 있는 군수로 인해 700여 거창군 공무원들은 사기가 땅바닥에 추락해 자존감마저 잃어버릴 위기에 놓여있고 6만3천여 군민들은 양동인 군수에 대한 불신과 군 행정에 불만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공무원노조 거창군지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연극진흥회, 스포츠클럽과의 민사소송 등에서 연이어 패소하는 것을 두고 ‘쪽팔려 죽겠다’는 게시글에 수십 개의 댓글이 달리고 문화재단에 대한 혁신을 넘어 폐지를 주장하는 글, 거창체육회 관련, 정기인사와 공무직 채용 등 거창군 인사에 대해서도 특정직렬 공무원들이 집단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공정하고 적재적소 인사를 바라는 글 등 거창군 행정이 총체적인 난국에 빠져들고 있음을 지적하는 글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역정가에서는 거창구치소 외곽 이전문제로 지역갈등 지속, 대동로터리 설계변경으로 인한 공사 지연, 보복성 인사로 업무연속성 훼손, 측근들에 대한 보은과 논공행상 특혜 의혹, 거창군의회와의 갈등, 강변축제와 여름연극제 강행으로 인한 예산낭비, 연극진흥회와 스포츠클럽과의 법정소송 패소 등과 같은 부적절한 군정 외 양동인 군수 취임 후 거창군 발전과 거창군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소한의 성과를 거둔 군정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군수는 막대한 예산 집행권과 수백명 공무원의 인사권, 수많은 관변단체에 대한 보조·지원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 돈을 쓰고 사람을 부리는데 일반적인 원칙과 제한이 있지만, 군수가 원하는 방향으로 얼마든지 끌고 갈 수도 있다. 만약 군수가 행정 경험이 없거나, 판단을 제대로 못한다거나, 겸손하지 못하거나, 포용력과 이해심이 부족하거나, 실천력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 지역은 얼마든지 잘못될 수 있다. 지역의 미래와 공무원과 군민 개개인에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하면, 군수의 힘은 비록 범위가 작기는 하지만, 대통령의 힘보다 더 강할 수 있다.

교도소 유치 문제에서 볼 수 있었듯이, 거창군수와 국회의원, 군의회 그리고 권력과 유착한 토호세력들이 주민들의 의사를 제대로 수렴하지 않고 독선적으로 정책을 결정하여 거창군의 장기발전 기회를 놓쳤다. 권력에 무조건 복종하고 순응하는 공무원과 군민들의 정서를 이용하여, 이러한 독선적 행정에 비판적인 언론과 민심 그리고 공무원들의 직언을 군수가 적대적 자세를 취해서는 안 된다. 독선적 행정을 펴는 군수의 잘못을 비판하는 언론과 민심 그리고 충언이 서로 충돌하는 것은 어쩌면 필연적이다.

특히 군수와 언론은 각각 다른 소명을 부여받아 다른 방법으로 군민들에게 봉사하고 알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군수가 주민봉사의 정신을 잃거나, 언론이 군정비판의 시각을 포기하면, 군수와 언론은 각자의 소명을 포기하는 것이다. 군민들을 위한 사심 없는 행정과 군민들을 위한 사술 없는 언론은 군민들에게 이득을 준다. 군정에 대한 정당한 언론비판을 적대시하는 군수는 민주적 행정가가 아니며, 군민에게 해롭다. 군수는 다수 군민들을 대변하는 머슴이지, 군민의사를 무시하는 군주가 아니다. 부족함을 채워주고 부적절함을 바로 잡아주고자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언론을 존중하고 직언을 아끼지 않는 공무원을 가까이 두어야 한다.

또한 군수는 길게는 수십년을 공직자로서의 사명을 다하고 지역발전과 군민 편의를 위해 봉사해 온 공무원들을 신뢰하고 풍부한 경험과 탁월한 능력을 두루 갖춘 공무원들에게 공직자로서의 소신과 철학을 가지고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공무원들로 하여금 주눅 들어 전전긍긍하며 자괴감에 괴로워하고 포기하도록 하지않아야 하며 수북이 쌓인 공무로 피곤해 하는 공무원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격려해주는 지혜롭고 현명한 군수가 되어야 한다. 거창군민의 행복체감지수와 거창군의 미래를 가늠하는 가장 앞자리가 바로 거창군 공무원들의 자리이기 때문이다.

거창군의 주인은 6만 3천 거창 군민이다. 군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불평불만 하는 작은 목소리도 외면하지 않아야 하고 고통 받고 아파하며 우는 군민들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위로해 줄 수 있는 군수가 되어야 한다. 군민을 이기려는 군정을 펼쳐서는 안 된다. 진정한 주인인 지역주민들을 상대로 싸움을 해서는 안 된다. 행정은 군민들을 위해 무한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설사 정당한 공무수행(행정대집행. 단속 등)이라 하더라도 신중하고 겸손해야 하고 최대한 절제하고 최소화해야 한다. 경찰과 사법기관만의 권한 범위를 침범해 주민들에게 고통과 아픔을 주는 일은 권력남용이고 부적절한 일이다.

700여 거창군 공무원 역시 자신감을 가지고 공무수행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석열 중앙지검장의 말을 깊이 새기고 거창군과 군민들을 위해서 일해야 한다. 무소불위 권력에 맞서 공직자로서의 당당함과 소신을 펼쳐야 한다. 설사 찍혀서 승진에 누락되고 한직으로 밀려나는 한이 있더라도 할 말은 하고 아닌 것은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 눈앞의 안위를 추구하고 잘못된 권력에 복종하는 부끄러운 공무원이 되어서는 안 된다.

양동인 군수는 문재인 대통령과 중앙정부의 겸손과 소통행보를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 출범 100일을 넘긴 문재인 정부는 소통을 통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는 낮은 자세와 다양한 채널을 통해 민심을 청취하고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공정하고 투명한 국정운영으로 80%대의 높은 지지를 받으며 응원의 박수를 받는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이런 직언과 지적을 반대를 위한 반대로 치부하지 말고, 비난과 불평으로 외면하지 말고 애정 어린 충언, 미래지향적인 건전한 비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군수는 공정하고 지혜롭게 판단해야 한다. 선견지명이 없거나 판단이 흐린 군수는 군민들을 도탄에 빠지게 한다. 견제가 없으면, 군수와 측근들에 의해 군정은 쉽게 독점되고 사유화된다. 양동인 군수는 화합과 번영이 꽃피는 거창군을 만들기 위해 군정에 충실하고 위민정신으로 군민에 제대로 봉사하는 것이 절대적인 소명이고 의무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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