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인 백승안

[매일경남뉴스 백승안 기자] 지도자가 성공하려면 좋은 참모를 얻어야 한다. 유비의 삼고초려도 당대의 천재 공명을 참모로 얻기 위함이었다. 참모는 지도자의 의사결정을 돕고 지도자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한다. 진정한 참모는 지도자의 지시에 무조건 복종하지 않는다. 더욱 훌륭한 참모는 지도자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잘못을 일깨워 준다. 충성스러운 참모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직언을 서슴지 않는다.

이탈리아 방면군 사령관이 된 나폴레옹은 자신보다 16세 연상인 루이 베르티에를 참모총장(chief of staff)으로 기용했고 황제가 된 이후까지 중용했다. 나폴레옹의 군대경험이 부족한 것을 보완하려는 의도에서 기용된 베르티에는 나폴레옹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적절한 조언과 적극적인 직언으로 나폴레옹의 군사적 성공에 크게 기여했다. 이렇듯 얼마나 좋은 참모들을 두었느냐에 따라 그 조직의 성패와 지도자의 성공 여부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이 외에도 이미 많은 역사적 기록과 최근의 사례들이 말해주고 있다.

비선실세와 결탁한 청와대 참모들의 비리로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해 국격이 추락하고 나라가 혼란스러웠고 국민들은 영원히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그리고 사회 곳곳에서도 참모의 문제 혹은 지도자의 잘못된 참모진 운영방식으로 이런저런 문제들이 터져 나오는 모습들을 심심치 않게 보고 있다. 내 주변도 예외는 아니다. 업무연속성을 고려하지 않고 전문성을 무시한 일방적인 지도자의 독선과 무기력함으로 일관하며 자신의 영달과 안위만 꾀하는 참모들로 갈등과 반목, 불신과 비난으로 아픔을 겪으며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조직 내 참모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지 못해 조직의 결속력을 약화시키고 사기를 떨어뜨려 식물 조직으로 만드는 지도자가 있는 반면 지도자의 부족함을 무시하고 결점을 폄훼하면서 지도자를 기만하고 지도자가 물러나기만을 학수고대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에만 집중하는 참모들로 인해 조직이 병들고 시대에 역행하면서 자동차 바퀴같이 자동차를 달리게 하는 조직원 전체를 무능력하고 비난의 표적을 만들고 있는 안타까움에 참모의 역할과 자세, 지도자의 덕목과 리더십 그리고 지도자와 참모의 관계에 대해 얘기해보려 한다.

참모는 지도자보다 돋보이면 안 된다. 조직을 살펴보면 지도자보다 더 훌륭한 참모들을 발견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참모는 자신의 역량을 바탕으로 지도자를 돋보이게 해야 한다. 참모의 역할을 하다보면 지도자를 통하지 않고 어느새 참모가 조직의 얼굴 역할을 하고 있는 경우가 생긴다. 그럴 경우 지도자의 존재는 허수아비처럼 되어 버린다. 이러함은 지도자의 존재감을 없애는 일로 조직을 불안정하게 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참모는 지도자의 뒤에 서서 지도자를 빛나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참모는 지도자에게 충성하는 것이 무조건 복종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참모는 다수의 혹은 다양한 의견을 대변하고 제안해야 한다. 지도자는 의사결정을 위해 참모에게 조언을 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대비해 참모는 조직원들의 의견을 미리 듣고 그들의 생각을 알고 있어야 한다. 또한 소수의 의견이라도 그것이 옳고 변수가 될 수 있는 것이라면 그 역시 제대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참모는 지도자와 조직원 사이의 메신저 역할을 해야 하고 조직의 파수꾼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참모들이 실수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왜냐하면 참모가 조직원의 생각과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고 참모 자신의 생각을 조직원들의 생각인양 전달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참모 자신 혹은 참모 자신과 연관된 무리들의 이익과 입장을 대변하여 지도자의 눈과 귀를 막아 그릇된 의사결정을 유도하고 조직을 편향되게 만들게 된다. 해야 할 일을 외면하고 꼭 해야 할 말에 입 닫고 들어야 할 말에 귀를 막아 스스로를 무능하게 만들고 실패한 지도자를 만들고 조직원들에게 자괴감을 안겨준다. 참모의 객관성과 공정성 그리고 적극성과 책임감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지도자는 모든 일을 자신이 직접하고 그 공로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 그래서 무조건 따르고 복종하는 참모를 찾게 마련이다. 참모에게 충성을 강요하거나 은근히 바랄 수도 있다. 지도자가 자기와 잘 맞는 사람과 일을 하기 위해 충성심이 강한 라인을 둘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런 조직은 부정과 불공정성으로 얼룩질 가능성이 크다. 지도자에게 직언하고 각자의 영역에서 전문적인 참모의 역할과 업무가 존중되는 조직과 시스템을 가진 집단이 안정적이고 보다 공정할 수 있다.

‘머리는 빌리면 된다’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말이 있다.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겠지만 참모에 대한 믿음과 참모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고 본다. 그래서 지도자는 참모를 최대한 활용하고 자신의 권력을 나누어주어야 한다. 참모가 권력을 공정하게 행사하고 본인의 위치에 맞는 품격을 가지고 조직원들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도록 항상 격려하고 사기를 북돋워 주어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지도자 자신이 훌륭한 지도자로 거듭나게 된다.

또한 지도자는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의 실수에 대해 즉각적인 인정과 사과 할 수 있어야 한다. 사냥터에 나가면서 거친 사냥개를 멀리하고 말 잘 듣는 애완견을 데리고 나가서 맹수에게 물려죽는 어리석은 사냥꾼이 아닌 전쟁터에서 자신에게 칼을 겨누고 있는 적을 진심으로 설득해서 아군으로 만드는 현명한 장수와 같은 훌륭한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다는 이치를 깨닫고 수례바퀴가 같아야 바르게 갈수 있다는 상식적임을 가지고 조직을 이끌고 자신과 다른 목소리와 생각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존중해주는 포용력과 이해심을 갖춘 지도자만이 성공한 지도자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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