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남뉴스 백승안 기자] 제30회 거창국제연극제 정상화를 위한 민관 공동개최가 불투명하다.

거창군의회(군의장 이홍희)는 16일 주례회의에서 오는 8월 3일부터 개최되는 제30회 거창국제연극제 공동개최 및 예산지원을 통해 거창국제연극제 정상화 및 발전방안을 보고 받는 자리에서 다수 군의원이 민관공동개최와 예산지원에 난색을 표명하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거창군 문화관광과 유태정 과장으로부터 ‘소통과 화합으로 민관 상생·재도약을 위한 거창국제연극제 정상화 및 발전방안’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은 군의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거창군이 제시한 보고서에 명시된 △이원화로 인한 연극제 전통 훼손과 이미지 저하 △보조금 집행의 불투명으로 민-관 간 불신·갈등 증폭 △민-관 갈등으로 연극제 여론 악화 △거창국제연극제라는 큰 문화관광 콘텐츠 활용 미흡 등에 대한 근본적 해결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입장이 다수를 이루었다.

특히 한 의원은 “지난 2016년에도 예산집행 불투명을 문제 삼아 거창군 직접 개최를 전제로 예산 편성을 한 바 있고 2017년에는 예산전액을 삭감한 바 있는데 그 사유를 충족할 만한 전향적인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군수가 바뀌었다고 공동개최, 예산지원 운운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한 의원은 “거창국제연극제를 육성발전 시켜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동안 거창국제연극제를 자신들의 전유물로 여기며 모든 예산을 자신들의 쌈짓돈처럼 사용하고 거창군과 상표권 다툼으로 법정 소송까지 벌였을 뿐만 아니라 보조금으로 구입한 시설, 비품을 법적 잣대를 들이대며 철거하고 회수해가 엄청난 혈세를 이중 투입시킨 바 있는 단체와 공동개최하고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오히려 거창국제연극제를 망가뜨리는 행위”라고 성토했다.

특히 한 의원은 거창군과 거창국제연극제육성진흥회가 업무협약을 맺고 공동으로 개최한다는 내용이 언론에 공개된 것을 지적하면서 사업과 예산 승인을 위해 당연히 군의회 보고와 의결을 거친 후 승인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절차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이행한 것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거창군의 신중한 행정 처리를 주문했다.

또 다른 의원은 거창군의 대표브랜드로 육성발전 시켜야 할 거창국제연극제는 계속 개최해서 연속성을 보장받기 보다는 잘 해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연극진흥회 측에서 개최하는 것을 최대한 협조해주는 대신 군민의 혈세로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충분한 군민적·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과정을 거친 후 예산집행 투명성 확보에 대한 보완장치를 마련하고 거창국제연극제가 일부 단체 전유물이 아니라 거창군민의 것이라는 분명한 담보가 있은 후 예산집행과 공동개최를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보고를 받은 대부분의 군의원들은 거창국제연극제가 거창대표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거창지역경제활성화에 효자노릇을 하는 명품으로 만드는데 민-관이 협력하고 7만 군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면서도 올해 개최되는 제30회 거창국제연극제부터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재고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하게 예산을 지원하면 군민적 불신은 더욱 고착될 것이고 정상화로 가는 길은 더욱 멀어진다는데 의견을 같이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반면 몇몇 소수의 의원들은 공동개최 및 예산지원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거창군에 따르면 올해 개최되는 연극제 관련 지원대상을 (사)거창국제연극제육성진흥회로 하고 5억원(도비 2억, 군비 3억)을 지원하며 문화재단으로 경상적위탁사업비로 교부해서 문화재단에서 집행한다. 이미 확보한 도비(2억)은 국제연극제 사업예산이 아니라 썸머페스티벌 예산으로 편성돼 있어 경남도 사업변경신청 후 재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와는 달리 거창군에서 2018년 제1회 추경에 편성한 5억원은 오는 23일 예정돼있는 거창군의회 제234회 임시회에서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거창군공무원노조 자유게시판 등에 거창국제연극제 관련 예산 지원에 대한 부정적인 글이 다수 게재되고 지역민심 역시 비판적인 여론이 우세를 보여 거창군의회 제1회 추경예산안 승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매일경남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