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남뉴스 백승안 기자] 민선 7기 출범과 함께 단행된 거창군 첫 인사를 두고 곳곳에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거창군은 지난 7월 31일 승진 21명(5급 4명, 지도관 1명, 6급 8명, 7~8급 8명) 등 총 158명에 대한 대대적인 승진·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군은 이번 인사에서는 업무실적, 연공서열, 직렬안배 등에 중점을 두고 전문성과 실적 등 적재적소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이와는 달리 민선 7기 군정의 새로운 정책과 비전에 맞는 인물을 활용해 분위기를 바꿔보겠다는 것인데, 공직사회는 관례와 원칙을 깼다는 불만과 뒷말로 얼룩졌다.

이번 정기인사에 대한 군 입장과는 달리 민심(民心)과 공심(公心)을 무시하고 원칙과 관례를 깨뜨린 보은성 성격이 짙은 인사라는 목소리가 공무원노조 게시판을 통해 높아지고 있으며, 일부 지역주민들까지 집단 반발하고 나서는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달 31일 가북면 이장과 마을 주민들이 류지오 가북면장 유임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하며 거창군청과 군의회를 항의 방문했다. 구인모 군수와 이홍희 군의장을 차례로 면담한 10여명의 가북면민들은 행정연속성과 진행 중인 지역 현안사업에 대한 원만한 추진을 염원하는 민심을 반영해 이번 인사에 대한 재고를 촉구했다.

가북면 주민 A씨는 “구인모 군수가 가북면 초도순방 당시뿐만 아니라 최근에도 가북면민들의 뜻을 존중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지역 주민들과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는 군수에 대한 신뢰가 상실되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가북면민들은 40년전 가북면에서 공직자의 첫발을 내딛은 구인모 군수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하기 위해 현수막을 내걸고 축하했고 가북면 초도순방 때는 꽃다발 증정까지 하면서 환영하고 군정에 적극적인 협조를 다짐한 바 있다”며 “이번 인사를 통해 가북면민들의 염원을 무시하고 주민들과의 신의를 깨뜨린 군수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거창군은 공무원노조게시판에 쇄도하고 있는 인사에 대한 비판과 일부 지역주민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지난달 31일 이번 인사에 대한 취지와 설명을 하는 해명성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하고 수습에 나섰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복지예산이 거창군 예산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노인인구 증가에 따른 복지수요를 반영해 전문 직렬인 사회복지 직을 복지정책과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농업분야에 경험이 많은 농업 직렬을 농업기술센터 소장과 항노화산업과장에 배치해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재해에 능동적 대처와 농산물 유통판매, 신품종 개발, 서북부권 거점 APC 보완 등 미래 농업의 장기 발전을 위한 토대를 마련코자 했다.

아울러 읍·면장 인사는 2년 이상 근무자, 직렬 조정, 의회 인사협의 등전보로 근무분위기 쇄신을 꾀했다. 감사담당, 행정담당은 직위 공모제를 시행해 참여 형 인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기획감사실 예산담당에 군의 위상에 걸맞은 재정 확보를 위해서 연공서열을 파괴한 젊고 유능한 공무원을 발령해 7000억 예산시대 달성하기 위한 민선7기 군정 철학을 반영했다.

구인모 군수는 “민선 7기 출범이후 첫 정기인사를 통해 거창군 공무원이 긍정적 사고로 업무처리를 하고 정말 친절하고 안 되는 일이 없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더 큰 거창도약, 군민 행복시대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거창군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번 인사에 대한 불만과 비판의 목소리는 쉽게 가라앉을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뒤늦게 해명성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에 대해 ‘뒷북행정’, ‘합리화를 위한 궁색한 변명’이라는 비난을 자초했다는 여론이 공무원 내부와 지역정가에서 더욱 거세게 확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민선7기 첫 인사인 점을 고려해 순리대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공직 내부 기대치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업무연속성이 고려와 적재적소 인력 배치 원칙마저 지켜지지 않은 인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며 거창군 인사에 대한 불만이 군정에 대한 불신으로 번지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증폭되고 있다.

특히, 거창군과 군의회를 방문해 군수와 군의장 면담을 마치고 나온 가북면 주민들이 가북면민들의 뜻이 관철되지 않고 구인모 군수가 ‘급한 불끄기 및 시간 보내기’식으로 가볍게 넘겨버리면 가북면민 전체가 나서서 항의하고 시정을 촉구하는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군민들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은 가운데 거창군을 향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매일경남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