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남뉴스 백승안 기자] 거창군 체육회 사무국장에 군수와 친분이 돈독한 군수 친구가 임명돼 측근 낙하산 논란이 일고 있다.

거창군에 따르면 지난 1일 임기가 5개 여월 남은 안희동 전 사무국장이 사임해 공석인 거창군 체육회 사무국장에 구인모 군수 친구로 알려진 A(59)씨가 전격 임명됐다.

이번 체육회 사무국장 인사에 대해 체육계에서도 사전에 알지 못했고 예상치 못한 일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체육계 인사들은 구인모 거창군수가 평소 학연, 지연, 혈연 등을 배제하고 청렴성과 능력에 의한 공정하고 균형 있는 인사를 하겠다고 말해 온 바 있었기 때문이다.

또 이번 사무국장 임명 과정에서 체육회는 이사회 등의 동의 절차도 밟지 않았고 체육회 관계자들과의 사전 논의 과정도 없었고 안 전 사무국장에게는 거창군 관계공무원으로부터 군수 의중만 알려온 것이 전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거창군 체육회 사무국장 임명을 앞두고 지역 체육계에서는 "구 군수가 입으로만 공정을 얘기하면서 불통행정과 독선적 권력 남용에 의한 낙하산 인사로 표리부동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거창군 체육회 한 관계자는 "체육인 출신도 아닌데 군수와의 친분을 앞세워 A 씨를 사무국장에 임명한 것은 구 군수가 체육계를 너무 무시한 처사로 당연히 철회돼야 한다"면서 "거창군체육회는 낙하산 인사가 아니라 거창군 체육발전을 위한 체육전문가가 필요한 기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체육회장이 군수이고 사무국장은 군수가 임명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법적인 하자는 없다. 그러나 체육회 사무를 총괄하는 사무국장이 정치적으로 이용되거나 임기가 보장되어 있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논의 없이 해임하는 것은 거창체육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희동 전 사무국장은 “거창체육회 사무국장으로 임명을 받아 일하면서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도민체전에서 군부 우승을 이끌어내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거창군 체육 발전에 일익을 담당했다는 자긍심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후배 체육인에게 길을 열어주고 후진 양성을 위해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이지만 올해 연말쯤에는 그만두려고 했었는데 2개월 정도 앞당겨 그만두게 되었다”면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편 이번 거창군 체육회 사무국장 인사 소식을 접한 군민들도 거창체육회 사무국장은 6만여 거창군민의 체육정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막중한 자리인데 체육회와 사전 논의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임명하면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정치권에서도 지방자치단체 체육회장을 자치단체장들이 맡다보니 체육계가 정치적 중립의무를 지키지 못하고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돼 왔다.

이와 같은 폐단을 근절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국회의원이 자치단체장 체육회장 금지 법안을 발의해 올해 안으로 국회본회의 통과가 기정사실화 되고 있고 내년부터 그 법에 따라 자치단체장이 체육회장을 겸직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시점에서 구 군수가 임기가 5개월 정도 남은 거창체육회 안 전 사무국장을 해임하고 구 군수가 자신과 친분이 두터운 인사를 전격적으로 임명한 것에 대해 의혹이 무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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