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위천 고향의 강 조성 사업 현장 하천석 마구잡이 반출‘특혜 논란 휩싸여’

현장 하천석·사토 4억 3000여만 원 상당, 일부 주민에게만..지름 1m 넘는 하천석도 ‘마구잡이’ 반출 환경단체, ‘하천사업 지침 마련돼야’ 백승안 기자l승인2020.03.23l수정2020.03.23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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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남뉴스 백승안 기자] 거창군이 지난 2018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거창 위천 고향의 강 조성사업(아래 고향의 강 사업)’ 현장에서 하천석이 마구잡이로 반출돼 환경·시민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거창군의 사업비로 모래와 자갈(아래 사토)을 반출하면서도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아 ‘특혜 논란’도 일고 있다.

거창군은 국토교통부의 지방하천 정비사업의 목적으로 고향의 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고향의 강 사업은 마리면 하고리 소곡마을에서 위천면 황산리까지 약 10km 구간에 홍수 예방, 용수 확보, 수질 개선 등을 목적으로 복합정비를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의 시행사인 ㈜동신건설산업은 물이 흐르는 통로인 ‘통수 단면’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19년부터 사토를 반출하고 있다. 통수 단면 확보 등을 위해 채굴된 사토는 우량농지의 성토를 위해 반출할 수 있다.

하지만, 반출된 사토를 살펴보니 지름이 30cm가 넘는 이른바 ‘호박돌’이 많았다. 특히, 지름이 1m가 넘는 하천석까지 반출됐다.

환경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일반적인 사토는 모래와 주먹보다 작은 자갈이지만, 고향의 강 사업 현장에서 다량의 하천석까지 반출된 것이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거창군과 시행사는 ‘법률적으로 문제는 없다’라면서도 일부 현장의 하천석을 다시 사업 현장으로 돌려놓고 있다. 사토를 받은 한 현장은 사토와 하천석을 분리해 쌓아두고 있었고 다른 현장은 하천석만 골라내 농지에 석축을 쌓은 것으로 드러나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동신건설산업 관계자는 “법률적으로 하천에서 반출되는 사토의 크기가 정해진 것은 없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라면서도 “문제 제기한 일부 현장을 확인, 큰 돌들을 골라 다시 하천으로 돌려놓고 있다”라고 해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스스로 부정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환경단체는 이와 비슷한 문제로 원상복구를 했던 산청군의 사례를 들며 거창도 원상복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순정 푸른산내들 사무국장은 “지난 2015년도에 산청군 덕천강 고향의 강 조성사업 당시 사토와 함께 반출된 하천석이 논란이 돼 원상복구를 했었다”라며 “거창군도 이처럼 원상복구를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사토 반출 비용(덤프트럭 1대당 6만 8,600원) 전액은 사업비에서 지출됐는데, 거창군과 시행사가 사토 반출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정보를 알게 된 일부 주민들만 혜택을 받게 됐다.

그중 건설 관련 단체와 농업 관련 단체의 임원 등 행정 업무와 관계가 있는 인사의 농지에 많은 사토가 반출됐는데, 일부 현장에는 1,582대(약 1억 852만 원)가 넘는 사토가 반출돼 ‘특혜 논란’까지 일고 있다.

이순정 푸는산내들 사무국장은 “현재 반출된 사토는 87,700㎥로, 25톤 덤프트럭 6,270대 분량이며 4억 3,000만 원의 사업비가 지출됐는데, 이 사실(사토 반출)을 아는 일부에게만 특혜가 주어졌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동신건설산업 관계자는 “원활한 추진을 위해 급하게 반출할 장소를 찾다 보니 많은 물량을 한 번에 보낼 농지를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기한을 맞춰야 하는 현장 상황에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률적으로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현장에서는 앞으로 28, 989㎥(25톤 덤프트럭 2,000대 분량)의 사토가 반출될 예정이라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환경단체는 거창군이 논란을 은폐하기 위해 직접 전화를 해 현장을 덮으려 한 정황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일, 거창군청 관계자와 환경단체 관계자가 사토를 받은 우량농지 현장을 방문했는데, 그곳에서 만난 농지 주인이 관련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실제 환경단체가 확보한 녹음파일을 들어보니 농지 주인으로 추정되는 주민이 “돌이 보인다고 정리하라고 해서 정리하고 있다.” (누가 정리를 하라고 했어요?) “군청에서.” (군청 어디에서요?) “개발행위 한데.” (돌 보인다고 덮으라고 했어요?) “돌 정리를 하라고 해서.” (왜요?) “모르겠어요.”라고 말했다.

당시 환경단체와 현장을 방문했던 거창군 관계자는 “그분을 현장에서 처음 만났고 우리 담당에서는 그런 말을 하거나 연락을 한 적 없다”라며 “누구에게 들었는지 모르겠는데, 우리가 한 말이 아니니 알 수도 없다”라고 해명했다.

거창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아래 연대회의)는 재난 방지 등의 목적으로 추진되는 하천 정비 사업은 하천석 반출에 관한 규정이 명확히 없는 만큼 하천 생태 보전과 환경 파괴를 막기 위해 엄격한 지침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대회의는 다시 이러한 사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 건과 관련하여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며 특정인에 대한 특혜 의혹에 대한 고발을 검토하고 반출된 하천석을 용도 이외에 사용하는 사례가 있으면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또, 환경단체에서는 국가에서 시행하는 하천사업 지침 마련을 촉구하는 국토교통부와 청와대에 관련 내용에 대한 청원과 질의서 등을 보낼 방침이다.

푸른산내들 이순정 사무국장은 “정부의 4대 강 사업으로 환경 피해가 이렇게 드러나는데도 여전히 지류와 지천을 파괴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라며 “여러 지역의 유사한 사례를 볼 때 하천사업과 관련한 엄격한 지침을 명시하는 법령 개정이 시급하다”라고 덧붙였다.


백승안 기자  bsa676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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