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향 서권기文字香書卷氣(글 향기, 책 기운)를 나누고자 하는 연구공간 파랗게날(대표연구원 이이화)의 ‘고택에서 듣는 인문학 강좌’는 매달 마지막 토요일 지리산․덕유산․가야산 자락의 고택을 찾아 문학, 역사, 예술, 철학 등 다채로운 인문학적 교감을 나눈다.

2015년은 8월 이후 ≪해방 70년! 우리는 어디 있는가?≫란 큰 주제 아래 시들지 않은 우리 현대사의 과제들을 대면코자 하여, 지난 11월은 남과 북 모두에게서 버림받은 문인학자 임화를 통해 민족분단의 상처를 염무웅 선생의 강좌로 짚은 데 이어, 오는 12월 26일(토), 낮 2시 영승서원(경남 거창군 마리면 영승리 1213-2)에서 박태일 경남대 국문학과 교수의 <백석, 어디 있는가?>란 주제로 해방 전후 폭압적이고 집단적인 근대에 맞선 한결같은 문학주의자의 시린 삶을 조명하는 마흔여덟째 고택에서듣는인문학강좌를 마련한다.

“백석은 문학활동 초기부터 식민자 왜로의 폭압적인 근대를 향해 구체적인 토속세계와 장소사랑이라는 전근대 방식으로 맞서고자 했던 이이다. 현실항쟁이나 이념투쟁으로 나아갔던 모습과는 다른 소극적인 대응이라 할 수 있다. 광복 뒤에도 북한 사회주의의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좇던 집단적 근대 속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그는 사회주의자가 아니라 개인주의자였고, 유물론자가 아니라 인도주의자였을 따름이다. 게다가 그는 한결같은 문학주의자였다. 정치 문인으로 갈아타기 힘든 이였다.” 하는 박태일 교수는 1954년 합천에서 나, 부산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금 경남대학교 인문학부 국어국문학전공 교수로 있으며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논문으로는 <한국 근대시의 공간현상학적 연구 - 김광균․이육사․백석․윤동주를 중심으로> 등이 있으며, 지은 책으로는 시집 <그리운 주막>(문학과지성사)과 연구서 <한국 지역문학의 논리>(청동거울) 등이 있다. 김달진문학상, 시와시학상 등을 수상했다.

▲ 박태일교수

영승마을까지는, 서울남부터미널이나 동서울터미널에서 거창까지 직통 고속버스(하루 각 10여 회, 3시간 30분 걸림)로, 거창버스터미널에서는 마리행 완행버스(하루 30회. 서흥여객, 055-944-3720)가 운행되며, 승용차로는 거창나들목에서 20분(9km) 걸린다.

연구공간 파랗게날의 인문학 강좌는 누구에게나 열린 시민강좌로 참가비는 자율이며, 연구/후원회원 가입으로 우리 곁에 다가서는 인문학에 힘을 더할 수 있다. 회원은 강좌, 유람 등 파랗게날의 모든 행사에 함께하며, 매달 인문월간 ≪초록이파리≫와 강좌자료집을 받아 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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