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창군선거관리위원회 정순철

당신은 ‘매니페스토’를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매니페스토’라는 단어, 생소할 수 있습니다. 그 뜻은 추진목표와 이행 가능성, 예산 확보의 근거 등 구체성을 가지고 제시하는 공약입니다. 저는 이것을 진실된 약속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매니페스토라고 하면 공약이 나오겠습니다. 선거를 실시하면 유권자는 후보자를 뽑게 됩니다. 유권자는 후보자의 공약을 보고 더 이득이 되는 쪽으로 마음이 갈 것입니다.

그렇다면 후보자는 유권자의 환심을 사기 위한 거짓말 즉, 과장된 공약을 대규모로 걸면서 서로 경쟁할 수 있겠습니다. 이를 방지하고 정당과 후보자가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이 바로 매니페스토가 되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매니페스토의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공약 이행률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실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선거하기 전에 이미 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목표와 과정을 계획했기 때문에 당선이 된다면 그 과정만 따르면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과장된 공약보다 이행률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정당과 후보자와 유권자 사이에 믿음이 생깁니다. 지난 기억을 되돌아보면 종종 무분별한 네거티브 전략, 즉 진흙탕 싸움이 있었습니다. 이는 유권자에게 불신감을 가져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니페스토 공약을 내세우며 후보자들이 정책선거 협약식이나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는 다짐을 한다면 유권자는 후보자에 믿음을 가지고 선거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셋째, 공공문제를 더욱 빠르게 해결합니다. 공약은 취업, 복지 등과 연관이 깊은데 여기에서 공공문제 해결방안이 나옵니다. 유권자는 그에 최대한 힘을 쓸 수 있는 공약을 내건 후보자를 뽑고, 당선된 후보자는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또 그다음 선거에도 매니페스토 공약을 걸면서 공공문제 해결을 유도하며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지속 가능한 사회발전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장점이 많은 매니페스토가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선거는 2006년 5월 31일 지방선거였습니다. 당시에 완벽한 매니페스토가 아니라 시민운동의 성격으로 도입되었으며, 그 이전의 선거와는 달리 정당과 후보자는 정책 위주의 선거운동을 하였고 유권자는 정책과 공약에 따라 정당과 후보자를 선택하여 많은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아직 우리나라는 매니페스토를 모방하는 수준이지만 앞으로 정책과 공약 중심의 선거문화를 위하여 힘써야 할 때입니다.

매니페스토라는 용어는 1834년 영국에서 처음 쓰였습니다. 당시 보수당의 당수 로버트 필 이 “더 이상 표를 얻기 위한 거짓말은 하지 않겠다.”라며 구체화한 공약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최초로 매니페스토를 제시하였습니다. 그리고 매니페스토를 제시하면 정당과 후보자, 유권자 간의 믿음을 조성하여 효과가 좋다는 것을 1997년 영국 노동당의 당수 토니블레어가 매니페스토 10대 정책을 제시하여 집권에 성공하면서 입증하였습니다.

그 후 미국에서는 1993년 뉴욕 시장 후보자인 루돌프 줄리아니가 치안에 초점을 두고 공약을 내어 당선되면서 범죄 건수를 40%줄이며 공공문제 해결효과가 좋다는 것도 보여주었습니다. 이렇게 여러나라를 거치면서 우리나라에 도입되었고 2006년 5월 31일을 기준으로 선거문화가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매니페스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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