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군선거관리위원회 박정훈

정치에 대한 불신이 드높아지고 있는 지금, 제20대 총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뜨겁다. 과오를 저지른 대표에 대한 심판과 정의 구현에 대한 믿음의 기능을 하는 선거이기도 하기 때문에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라는 말을 들으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선거에 있어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정책이다. 올바른 정책 실현이 국회의원의 참기능이기 때문에 선거의 핵심이 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선거를 통해 올바른 정책을 가진 후보자를 고르는 것이 유권자의 의무인데,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후보자가 가진 정책과 공약이 옳은지 알 수 있을까? 그 방법 중 하나가 매니페스토 운동이다.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란 무엇인가? 매니페스토는 정당 또는 후보자가 유권자들에게 구체적인 목표와 추진 우선순위, 이행방법, 이행기간, 재원조달방안 등을 명시하여 제시하는 공약을 말한다. 유권자는 공약을 꼼꼼히 비교하여 투표하고 당선인이 공약을 성실하게 이행하는지 지켜보고 평가하여 다음 선거에서의 지지여부를 결정하는 순환구조가 매니페스토 정책선거이다.

정당과 후보자가 정책과 공약을 제시하고 그것으로 평가받겠다는 국민과의 계약인 매니페스토는 영국, 미국, 일본 등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에는 2006년 지방선거에서 시민운동의 성격으로 도입되었다. 정당과 후보자는 정책 위주의 선거운동을 전개하고, 유권자도 점차 정책과 공약을 기준으로 정당과 후보자를 선택하는 분위기가 조성됨에 따라 선거문화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하지만, 아직도 정책선거가 완전히 정착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왜냐하면 후보자들을 향한 시선은 여전히 그들의 외모, 말투, 학력 및 배경 등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정치를 실현하는 수단으로써 정책에 초점을 두어야 하는 정치문화는 아직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이기도 하다. 올바른 정치를 원한다면 이제는 정책을 보아야할 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당, 후보자, 유권자 모두 정책·공약 중심의 선거문화 정착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처럼 잘못된 후보를 뽑고 자신의 우(愚)를 후회하면 늦는다. 투표에 앞서 후보자들의 공약을 분석하여 신중한 선택을 내리는 것이 최선의 선택지중 하나이다.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를 통해 우리의 손으로 정의를 실현하는 후보자를 찾아보자. 우리가 정책을 중요시할 때, 이들도 정책의 중요성과 책임감을 갖고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 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지나온 나날들에 대한 후회와 반성을 훨씬 덜 수 있지 않을까? 유권자들의 표만 바라는 공약이 아니라, 지킬 수 있고 바른 공약을 내세우는 후보자만이 국민으로부터 힘을 받을 수 있는 선거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한 선거의 실현을 통해 정치 선진국으로 도약할 것을 믿으며, 그 역사적인 첫 발걸음 소리가 ‘2016년 4월13일’에 크게 울리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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